비자나무 밑 닭뼈
제주도 구좌읍 평대리에 있는 비자나무 숲에 가면 바닥에서 닭뼈와 너무나도 비슷하게 생긴 비자나무 가지들을 볼 수 있다. 모양도 흡사할뿐더러 그 수도 많다. 왜 이렇게 가지가 수없이 떨어져 있는 걸까?
비자나무 숲에는 비자나무가 모여 살다 보니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공간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나무들은 먼저 자리를 차지하려고 서로 가지를 내민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경쟁에 진 나무는 가지를 떨어뜨린다.
숲은 습도가 높기 때문에 땅에 떨어진 비자나무 가지들은 금방 썩는데 나무껍질이 썩고 나면 안쪽의 고갱이만 남는다. 이 고갱이는 손가락만한 길이로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며 이것이 영락없이 달뼈처럼 보인다고 한다.
동백나무와 동박새
동백나무는 우리나라에서 11월 말켱부터 꽃을 피운다. 다른 식물이 주로 꽃을 피우는 시기가 아니어서 벌이나 나비를 유혹하려는 경쟁을 피할 수는 있지만, 추울 때라서 꽃의 꽃가루를 퍼뜨릴 벌과 나비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동백나무에게 동박새는 고마운 존재다. 꽃가루를 옮겨주는 전용 메신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동박새는 참새목 동박새과에 속하며 몸길이 약 11cm의 작은 새다.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데 동백꽃의 꿀을 무척 좋아한다. 추운 계절 고열량의 동백꽃의 꿀은 동박새에게 필요한 먹이다. 동백나무는 꿀 외에도 꽃의 색상으로 동박새를 끌어들이려 애쓴다. 특히 붉은색은 새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색상으로 알려져 있다.
음나무의 가시
음나무는 새싹이 쌉쌀하고 달콤하여 초식동물은 물론 사람까지도 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살아남으려는 방법으로 날카로운 짧은 압정 같은 가시를 세운다.
특히 새로 난 가지를 이 가시가 완전히 둘러싼다. 그런데 이는 약 2m 이하의 어린 음나무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보다 더 자라 키가 크고 줄기가 굵어지면 가시는 사라진다. 2m가 넘으면 노루, 사슴 등의 초식동물이 가지에 난 새싹을 먹지 못하므로 이렇게 진화한 것이다. 음나무는 엄나무로도 불린다.
미국 욜로의 의료보험
욜로(YOLO)라는 말이 있다. 욜로는 You Only Live Once 즉, 인생은 한 번뿐 이라는 의미다. 이 말은 1964년 3월 출간된 영국 추리작가 이언 플레밍의 소설 007 두 번 산다(You only live twice)의 제목을 응용해서 만들어졌다.
2011년 유명 래퍼인 드레이크가 발표한 노래 The motto에 등장하면서 욜로라는 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노래는 인생은 한 번뿐이니 작은 일에 연연하지 말고 후회 없이 즐기고 사랑하며 배우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2016년 2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가 국민의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인 오바마케어를 홍보하는 영상을 만들어 배포했다. 직접 영상에 출연한 오바마는 마지막에 욜료, 맨(YOLO, man)이라고 외쳤는데, 이를 계기로 욜로는 세계적인 유행이 되었다. 미국의 욜로 유행은 미국인의 의료보험 가입 의무화에 이용된 셈이다.
욜로와 타임커머스 앱
자신의 현재에 충실한 욜로족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 주목받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타임커머스다. 유통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품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마트 영업 마감 때의 세일과 비슷한 구조인데, 요즘에는 항공권이나 숙박 등의 분야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미리 구매해야 싸게 살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깬 이런 앱들은 여건이 마련되면 바로 여행을 떠나려는 욜로족의 생활방식과 잘 맞아서 욜로족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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