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까지는 흉조
반가운 손님이 올 때 울음소리를 낸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길조로 여겨지는 까치는 원래 제주도에 살지 않는 새였다. 그런데 1989년 한 스포츠신문사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까치 53마리를 비행기로 실어 제주 관음사와 금산공원에 풀었다. 처음에는 바람, 태풍 등으로 곤욕을 치르다가 결국 소나무 숲에 둥지를 틀면서 까치는 제주도에 정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까치는 현재 제주도에서 흉조로 꼽힌다. 정착하 뒤로 급속히 번식하면서 토착새인 딱새, 직박구리 등의 서식지를 침범해 생태계를 교란하고, 감귤을 마구 쪼아 먹어 농사를 망치고 있어서다.
이에 제주도는 까치의 알을 제거하는 데 대대적으로 나서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실 제주도에서만 그런게 아니고 까치는 원래 주변 새들을 못살게구는 생태계 교란행위를 일삼는다. 무리를 지어 다른 새들을 쫓아내는등 공격성이 있어서 생태계 질서 파괴는 제주도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그러니까 애시당초 까치가 길조라는 것은 다분히 낭만적인 관념일뿐 현실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나 조류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까치는 결코 길조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저어새는 젓나?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 제 205호로 지정된 저어새는 검고 주걱처럼 생긴 부리에 시커먼 얼굴과 다리, 새하얀 털이 특징이다. 저어새라는 특이한 이름은 부리를 물속에 넣고 휘휘 저어 먹이를 찾는 모습에서 붙여졌다.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도 2,700여 마리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전체 저어새 개체의 90%가 한반도 서해안에 찾아와 4~5월에 번식하고, 10~11월경 중국 남부 해안, 대만과 홍콩, 베트남 등지까지 이동해 월동한다. 그런데 현재 저어새는 생존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서식지의 발전소 건립과 해안도로 건설 및 확장 등으로 서식지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독수리가 사냥을 못해?
독수리는 우리나라 맹금류 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크다. 몸 길이가 1~1.5m에 달한다. 우리나라, 티베트, 중국, 몽고, 만주 등지에 분포하는 겨울 철새다. 그런데 겨울철 독수리가 우리나라 파주, 철원 등지에 왔을 때 작은 새들에게 쫓겨 다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어찌 된 일일까? 덩칫값을 못하는 이런 일은 독수리의 특성 때문이다. 일단 독수리는 둔하다. 그리고 살아있는 동물을 사냥해서 먹지 않는다. 사체만을 먹이로 삼는다. 그래서 죽은 동물 사체에 접근하다가 까치나 까마귀 같은 공격성 있는 작은 새들이 쪼아대면 도망가기 바쁘다.
흔히 하는 '독수리가 하늘의 제왕' 이라는 말은 매를 독수리로 혼동해서 나온 말이다. 매는 우리나라 텃새로, 조상들이 사냥에 이용했을 만큼 용맹하다.
매와 독수리는 비슷하게 생겨서 혼동하기 쉽다. 아예 같은 새인줄 착각하기 쉬우나 엄연히 다르다. 가장 분명한 차이는 매는 사람의 손이나 어깨 위에 앉을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작다.
매가 50cm 이하인데 비해 독수리는 거의 1미터에 육박하는 큰 새다. 독수리는 암갈색의 어두운 색이나 매는 회색이 많고 배에 가로줄무늬가 있다.
흔히 독수리의 일종으로 알려진 미국 국조, 흰머리는 수리는 독수리와 다르게 따로 수리에 속한다. 독수리는 vulute 매는 hawk, falcon 수리는 eagle 로 영어는 전혀 다르게 표기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독수리와 수리에 대한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
아무튼 독수리는 사냥을 못한다. 수리와 매는 독수리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냥을 한다.
박쥐의 겨울잠
황금박쥐라고 하는 별명이 있는 붉은박쥐는 우리나라에 사는 새 중에서 가장 특이한 행동을 하는 새일 것이다.붉은박쥐는 1년 중 220일 가량을 동굴이나 폐광 등에서 잔다. 10월부터 다음 해 5~6월까지 7개월이나 잔다. 일종의 겨울잠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초여름까지 잔다. 겨울잠을 자는 다른 동물들은 곰이 12월에서 4월까지, 개구리가 10월에서 3월까지 자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많이 잔다.
붉은박쥐의 특이한 행동은 또 있다. 엄청나게 오래 자다가 일단 깨면 잠자던 곳에서 밖으로 나가서 다음 겨울잠을 잘 때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무려 3~4개월간 가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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