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똥 때문에 전쟁을 벌인 나라들
새똥은 한때 전쟁 원인이 되기도 했다. 페루에서 구아노(Guano)라고 불리는 새똥은 질소와 인산 등 영양분이 많이 들어있는 천연 비료로 이를 쟁탈하기 위한 전쟁이 몇 차례나 있었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려면 땅속의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성분이 질소다. 식물은 뿌리를 통해 땅에서 질소를 받아들여 세포와 조직을 만든다.
왜 구아노에는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을까? 이유는 이렇다. 페루 해안 쪽의 바다에는 남극에서 페루 북쪽으로 흐르는 찬 해류가 바다 밑의 영양분들을 뒤집어 올려서 플랑크톤이 풍부하다. 플랑크톤이 많으니 물고기도 많고, 새도 많다. 그렇게 페루 해안에는 새가 몰리면서 새똥이 해안 절벽에 수천에서 수만 년간 쌓였고 수십 미터에서 수백 미터에 이르고 이를 구아노라고 부른다. 19세기 페루의 친차 제도는 구아노를 선적하는 주요거점이었다. 이곳에서 1863년 스페인은 농장주와 페루인 노당자들 간에 분쟁이 발생하자, 스페인은 함대를 보내 구아노의 산지인 친차 섬을 점령했다. 구아노를 노린 속셈이었다. 결국 페루는 칠레, 에콰도르, 볼리비아와 동맹을 맺고 스페인에 선전포고했다.
1864~1866년 계속된 싸움은 스페인의 패배로 끝났다. 그다음에도 국가 간에 비슷한 사건이 몇 번이나 발생했는데 20세기 들어 더 분쟁이 일어나진 않았다. 1908년 독일 화학자인 프리츠 하버(Fritz Haber)가 화학비료를 개발하면서 구아노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사회보험의 원조, 비스마르크
평민과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험의 역사에서 가장 뜻밖의 인물 중 하나가 모든 일은 피와 철로 해결된다고 했던 독일의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다.
그는 의료보험(1883), 산재보험(1884), 연금보험(1889)을 만들었다. 전 세계 사회보장제도의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비스마르크는 1866년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뒤이어 1871년 보불전쟁도 승리로 이끌어 독일 제국의 건국과 독일 통일을 이룩한 민족 영웅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제국이 성립되자 그는 평화주의자로 돌아서며 내치에 힘을 썼다. 그가 사회보험을 고아해낸 것은 바로 이 시기였다.
조선인은 커피를 처음 봤을 때 서양인의 한약인 줄 알았다?
커피는 일제식민지 시절이었던 1882년에 일어난 임오군란 이후 서양의 갖가지 문물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함께 전해 내려왔다. 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지 약 100여 년, 이제 커피는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 조상의 눈에 비친 커피의 모습은 어땠을까? 조선 말기의 개화사상가이자 정치가였던 유길준은 1890년대 한국인 최초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보스턴 대학교에 다녔던 유길준은 '서유견문록'에 우리가 숭늉을 마시듯 서양 사람들은 커피를 마신다고 썼다. 기록에 따르면 1910년경 종로통 시장 상인들은 서양인들이 권하는 커피를 마셔본 뒤 '양탕국'이라고 불렀다.
마치 한약을 달인 것처럼 검고 쓴 탕약을 닮았다고 해서 서양인들이 주로 마시니 양탕국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유길준은 직접 미국에서 생활해봐서 숭늉과 비슷한 개념인 것을 알았으나,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던 조선에 사는 사람들 입맛에는 서양식 한약으로 느껴진 것이다. 현대의 한국인들에게는 숭늉을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는 것이 커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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