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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전설 귀신 요괴 괴물

불을 삼키는 괴물 도마뱀, 살라만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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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기에 살라만드라(Salamandra)는 불과 관련된 상징적 부호로 사용되었다. 반면 플리니우스의 박물지를 비롯한 여러 문헌을 보면 샐라만드라는 체온이 매우 낮은 괴물로 묘사된다. 체온이 너무 낮아 타오르는 불을 끌 수 있을 정도이며 이러한 탓에 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도마뱀처럼 생긴 몸에는 반점이 가득하다. 입에서는 하얀 액체가 분비되는데 이 액체가 사람 몸에 닿으면 그게 어느 부위든 털이 빠지고 피부가 변색되며 두드러기가 일어난다. 비가 많이 내릴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으며, 날이 개면 다시 사라진다. 살라만드라는 강한 독을 지니고 있기에 녀석이 직접 접촉한 그릇으로 물이나 술을 마시면 중독되어 사망한다.

 이시도루스가 편찬한 어원에도 살라만드라 관련 전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살라만드라에게는 동물 중 유일하게 자신의 몸으로 불을 끄는 능력이 있다. 심지어 불 속에서 살 수도 있는데 불에 타지 않고 고통스러워하지도 않는다. 독이 있는 동물 중에서 가장 강한 독을 지니고 있어서 약간의 독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살라만드라가 기어오른 과일 나무 열매에는 모두 독이 오르고, 이 과일을 먹는 사람은 중독되어 죽는다. 또한, 살라만드라가 우물에 빠지면 우물물에 온통 독이 번져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모두 죽음에 이른다.

 중세에 살라만드라는 더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뱀과 같은 연형동물로 묘사되거나 흰 작은 새로 표현되기도 한다. 때로는 귀가 달린 개와 비슷한 괴물로 그려지거나 심지어 사람 얼굴에 수염이 나 있고 모자를 쓴 인간과 짐승이 뒤섞인 모습으로 출현하기도 한다. 이는 대부분 종교적 의미를 지닌 풍자화이며 그중 도마뱀으로 표현될 때가 가장 많다. 또한 연금술에서 살라만드라는 유황이나 황화물을 의미한다. 

 석면이 혼방된 직물은 중국 전설에 나오는 불쥐(화서라고 불리는 중국 전설상의 짐승, 불속에 있더라도 타죽지 않는다)가죽처럼 불에 타지 않는 특성 탓에 살라만드라의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오해받곤 했다. 전설에 따르면 살라만드라는 불 속에 살면서 실을 토해내는 벌레로 이 실로 만든 옷은 불 속에 한번 넣었다 빼면 바로 깨끗해진다.

 르네상스 시기에도 살라만드라 전설은 여전히 인기를 끌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따르면 살라만드라는 불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기 때문에 몸 안에 소화 기관이 없다. 이 괴물은 불 속에서 죽은 가죽을 벗고 끊임없이 새 가죽으로 갈아입는다. 연금술사 파라셀수스는 살라만드라는 악마가 아니라 불 원소의 화신이며, 인간과 비슷한 성질을 지녔지만 영혼은 얻지 못했다고 보았다.

 유럽에는 살라만드라와 관련된 많은 민간 전설이 존재한다. 예컨대 살라만드라의 맹독성 숨결에 닿은 사람은 온몸이 부어오르면서 피부가 파열된다고 전한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사람들은 살라만드라의 이름을 입 밖에 내는 것조차 꺼리는데 그 소리에 살라만드라가 자신들을 죽이러 올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살라만드라가 아주 드물게 호흡하는데 만약 죽이려면 밀폐된 상자 안에 가두고 자신의 맹독성 숨결을 들이마시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살라만드라의 원형은 불 도룡뇽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도룡뇽은 온통 검은색 몸에 노란색 반점이 있으며 주로 중유럽과 남유럽에서 서식한다. 보통 밤에 활동하는데 비가 오는 날에는 더욱 눈에 많이 띈다. 불 도룡뇽은 마른 나무에 숨는 습관이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마른 나무가 땔감으로 주로 쓰이다 보니 그 안에 숨어 있던 불 도룡뇽이 높은 온도를 견디다 못해 도망쳐 나오는데 그 모습이 마치 불 속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불도룡뇽은 아주 강한 독소를 내뿜는데 이 독은 고혈압이나 근육경련, 과다호흡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이 여러 사람을 거치며 윤색되고 부풀려지면서 결국 살라만드라 전설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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