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렘
골렘(Golem)은 중세 시대 유럽에서 살았던 유대인들의 전설에 나오는 괴물이다. 다만 자연적으로 발생한 생명체는 아니고 유대인들이 찰흙이나 진흙으로 몸을 만들고 거기에 마법을 걸어 움직이게 만든 일종의 로봇이나 인형 개념이다.
골렘은 구약성경의 시편 139장 16절에 골미(Golmi)라는 단어로 한 번 언급되었다. 골미는 고대 히브리어로 '미완성된 인간'을 뜻한다. 반면 현대 히브리어에서 골렘은 벙어리나 무기력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인다. 비슷한 맥락에서 골렘은 누군가에게 통제를 받고 그를 섬기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적대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이러한 골렘의 개념은 이슬람교에도 전해져서 이슬람에서는 무력하거나 무자비한 사람을 고일렘(Goylem)이라고 불렀다.
유대인들의 구비문학인 탈무드에 의하면, 율법학자들은 먼지를 모아서 진흙 인간 골렘을 만들었다고 한다. 최초의 인간인 아담도 처음에 먼지였다가 신에 의해 창조되었으니, 다시 말해서 골렘은 인간이 신의 창조를 모방한 것이다.
대부분의 골렘은 말을 할 수가 없다. 이는 골렘이 스스로 생각을 하는 능력이 없으며, 오직 만든 사람의 명령만을 따르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의 민간전승에 의하면 골렘은 히브리어 알파벳의 문자를 이용하여 생명을 부여할 수 있다고 믿어졌다. 가령 진흙이나 찰흙으로 몸을 만든 다음, 그 입이나 이마에 신의 여러 이름 중 하나인 쉠(Shem)이 적힌 작은 종이를 집어넣으면, 곧바로 살아서 움직인다고 인식되었다.
일부 전승에서는 골렘의 이마나 목에 히브리어로 '진리'라는 뜻인 단어 에메트(emet)를 새긴 다음, 목적을 이루고서 에메트라는 글자에서 e를 지워 매트(met)로 고치면 골렘이 죽는다고 믿었다. 메트는 히브리어에서 죽음을 뜻한다. 이를 두고 랍비 야콥 벤 샬롬은 1325년 "파멸의 법칙은 창조의 법칙을 뒤집은 것이다" 라고 언급했다.
1630-1650년 폴란드의 카발리스트(유대교 신비주의자)들은 랍비 엘리야후가 "골렘을 만들어서 목에 에매트라는 글자를 새긴 다음, 목적을 다 이루자 에메트에서 e를 지웠고 그러자 골렘이 곧바로 제거되었다" 라고 기록했다.
골렘과 관련한 가장 잘 알려진 기록은 16세기 후반 체코 프라하에 살았던 랍비 유다 로우 벤 베잘렝의 것이다. 그는 체코의 블타바 강 유역에서 가져온 찰흙으로 골렘을 만들었다. 그가 골렘을 만든 이유는 당시 프라하의 빈민가에 살던 유대인들한테 체코인들이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참고로 중세 유럽에서는 "유대인은 신의 아들이자 구세주인 예수 그리스도를 모함아여 죽게 만든 사악한 족속이니, 그들은 기독교도로부터 박해를 받아 마땅하다" 라는 반유대주의가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었다. 그래서 유대인은 언제나 기독교도로부터 살인이나 약탈 같은 박해에 시달렸다. 골렘도 바로 그러한 박해에서 보호를 받고자 했던 유대인의 염원이 반영된 흔적이었다.
그렇게 해서 베잘렐이 만든 골렘에는 요셉이나 요셀레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베잘렐은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모든 일을 멈추고 쉬어야 하는 안식일이 시작되기 전인 금요일 저녁에 미리 요셉을 비활성시켰다. 베잘렐은 유대교의 예배당인 시나고그 앞에 요셉을 멈추게 하였는데, 이는 요셉으로 하여금 유대인들을 해치러 오는 폭도들을 막고 시나고그를 지키는 경비원으로 쓰려는 것이었다.
훗날 베잘렐은 죽기 전에 미리 골렘 요셉을 시나고그의 다락방에 넣어두었다. 만약 후세에 동포 유대인이 누군가로부터 피해를 입으면, 요셉을 부활시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전설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군이 골렘 요셉의 이야기를 듣고서 시나고그의 다락방으로 쳐들어가 훔쳐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다락방에 잠들어 있던 요셉이 깨어나서 독일군을 죽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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