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트리스는 치명적인 능력을 지닌 전설 속 괴물이다. 코카트리스(Cockatrice)라는 명칭은 라틴어 칼카트릭스(calcatrix)가 변형된 것으로 '걷다' 라는 뜻의 칼카레(calcare)에서 유래했다. '칼카트릭스'에 대응하는 그리스어는 익뉴먼(ichneumon)인데 그중 '익크노스(ichnos)'는 발자취를 의미하며, 익뉴먼이라는 명칭은 플리니우스의 박물지에 나온다.
코카트리스는 뱀과 죽기 살기로 사투를 벌이는데 이때 자신만의 분명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먼저 진흙으로 온몸을 감싼 뒤 햇볕 아래서 말린다. 이렇게 몇 차례 반복해 두꺼운 진흙층을 만들어 자신에게 일종의 갑옷을 입힌다. 싸울 때는 상대의 허점을 발견할 때까지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해 다닌다. 그러다 머리를 옆으로 기울여 뱀의 목을 겨냥해 순간 몸속으로 뚫고 들어간다. 악어와 마주쳤을 때도 같은 방법으로 공격한다. 플리니우스가 코카트리스의 모습을 따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아마도 아프리카와 스페인에 서식하는 미어캣이나 그와 유사한 생물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코카트리스를 뱀과 같은 동물로 여기기 시작했고 악어나 바실리스크와 혼동했다. 특히 바실리스크는 코카트리스 전설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코카트리스는 수탉 머리에 발이 두 개며 날개 달린 용과 유사한 괴상한 동물로 바뀌었다. 또한 바실리스크와 동일하게 수탉이 낳은 알을 뱀이 부화해 태어났다고 알려졌다. 능력도 똑같아서 어떤 식물이든 닿기만 해도 말라 죽는데 운향(芸香)만 그 독에 영향 받지 않으며, 그의 눈길이 향하는 사람이나 동물 모두 중독되어 죽는다.
수탉의 울음소리를 가장 무서워하며 족제비가 천적이다. 이처럼 문헌이 전해지는 과정은 무척 신기하고도 오묘하다. 원래 뱀의 숙적이었던 코카트리스가 뱀과 같은 형태의 괴물로 바뀌고, 이 뱀 같은 괴물의 원형은 또 그의 숙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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