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사이렌(Siren) 또는 세이렌(Seiren)이라고도 부른다.
초창기 사이렌은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새의 모습이었다. .
이후 점차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인 아름다운 인어 형상으로 변했는데 여전히 날개를 지녔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초기에는 여자 상반신에 몸은 새였는데 나중에는 날개달린 인어 형상으로 바뀐 셈이다. 일부 회화 작품에서는 물고기 꼬리와 새의 발을 동시에 지닌 모습으로 묘사된다. 사이렌은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사람들을 유혹하여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공격한다고 알려졌다.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노래하지만, 파도가 일지 않고 잔잔하면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진다.
플리니우스는 사이렌이 멀리 인도에 살았다고 기록했다. 세비야의 대주교 성 이시도루스에 의하면 사이렌은 날개와 발톱을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비행능력으로 인간을 공격한다. 또한 아라비아에는 사이렌이라는 뱀이 사는데 날개가 달려 있고 한번 물리면 아픔을 느끼기도 전에 죽음에 이른다고 전해진다.
사이렌은 바다의 섬 혹은 암초 위에 사는 소녀들이다. 기원전 2세기에 나온 '신들에 대하여' 에 의하면 그녀들은 허리 위로는 사람이지만 아래로는 새의 몸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원전 7세기의 오디세이에는 이러한 묘사가 없다. 공통적인 내용은 그녀들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노래에 배를 타고 지나가던 선원들이 정신을 잃고 바다에 빠져 죽는다는 것이다. 로마시대 전승에는 사이렌들이 그렇게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먹는다는 묘사가 있지만, 그리스 시대에는 그런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사이렌이 처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것은 오디세이인데 그녀들은 두 자매로, 섬에 살면서 지나가는 뱃사람들한테 노래를 들려주어 정신을 잃게 만들고 바다에 빠져 죽게 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래서 마녀 키르케는 오디세우스한테 "세이렌들이 사는 섬을 지나가려면 밀랍으로 당신과 선원들의 귀를 단단히 막아서 그녀들의 노래를 듣지 말아야 합니다" 라고 알려줬다.
하지만 정작 오디세우스는 도대체 사이렌들이 무슨 노래를 불러서 사람들을 매혹시키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사이렌들이 사는 섬에 도착하기 전, 미리 선원들한테 "나는 귀에서 밀랍을 뺄 테니, 자네들은 나를 돛대에 밧줄로 단단히 묶어두게. 혹시 내가 사이렌들의 노래를 듣고 나를 풀어달라고 하거든, 오히려 더 많은 밧줄을 가져와서 단단히 묶어야 하네: 라고 일러두었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끝낸 후 오디세우스는 선원들과 함께 배를 타고 사이렌 자매가 사는 섬에 이르렀다. 그러자 사이렌 자매는 "어서오세요 오디세우스! 위대한 영웅이시여! 우리는 그리스인들과 트로이인들이 트로이 전쟁에서 겪었던 모든 일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말을 듣고 더 지혜로워져 돌아가세요." 라고 노래를 불렀다. 지혜의 영웅인 오디세우스한테 더 지혜로워지라는 말보다 유혹적인 소리는 없었다. 과연 그런 노래를 듣자 오디세우는 사이렌들한테 더 많은 지식을 얻고 싶어서 자신을 풀어달라고 소리쳤으나, 선원들은 오디세우스가 미리 당부한 대로 그를 더 단단히 묶고는 재빨리 노를 저어 사이렌들이 사는 섬을 지나갔다.
사이렌은 사람의 마음 속에 숨은 욕망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것을 해결해주겠다고 유혹한다. 오디세이에서 사이렌은 두 자매였으나, 후대로 가면서 3명(피시노에, 아글라오페, 텔크시에페이아), 4명(텔레스, 라이드네, 몰페, 텔크시오페)으로 늘어났다.
한편 로마시대 시인 오비디우스는 그의 작품 변신 이야기 에서 원래 사이렌들은 평범한 인간 소녀들로 곡식의 여신인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와 친구였는데, 페르세포네가 저승의 신 하데스한테 납치당하는 것을 막지 못한 벌로 데메테르가 사이렌들한테 몸의 절반이 새가 되는 저주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사이렌을 표현한 그림 중에는 위와 같이 하반신의 물고기 몸이 두갈래로 갈라진 형상이 있는데 이것이 훗날 커피브랜드로 유명한 스타벅스의 로고로 차용되었다.
이렇게 원래는 사이렌이 자신의 물고기 몸통 두 갈래를 양 손으로 잡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하반신을 정면에서 보는 구도가 성적으로 시비가 있었는지 하반신은 뺐다. 그러다보니 양쪽에 있는 것이 손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물고기 다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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