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 전설 귀신 요괴 괴물

레비아탄 / 베헤못 / 몰록 / 메피스토펠레스

728x90
반응형

레비아탄

레비아탄(Leviathan, 리바이어던)은 성경에 등장하며 바다에 사는 거대한 괴물로 욥기 41장에 나온다. 현대 히브리어에서 레비아탄은 고래를 의미하지만 성격의 중국어 번역본에는 악어로 나와 있다. 욥기에서 레비아탄은 무서운 짐승으로 묘사된다.

 

 등비늘은, 그것이 자랑할 만한 것, 빽빽하게 짜여 있어서 돌처럼 단단하다. 그 비늘 하나하나가 서로 이어 있어서, 그 틈으로는 바람도 들어가지 못한다. 비늘이 서로 연결되어 꽉 달라붙어서, 그 얽힌 데가 떨어지지도 않는다. 재채기를 하면 불빛이 번쩍거리고, 눈을 뜨면 그 눈꺼풀이 치켜 올라가는 모양이 동이 트는 것과 같다. 입에서는 횃불이 나오고, 불똥이 튄다. 콧구멍에서 펑펑 쏟아지는 연기는 끓는 가마 밑에서 타는 갈대 연기와 같다. 그 숨결은 숯불을 피울 만하고 입에서는 불꽃이 나온다. 목에는 억센 힘이 들어 있어서 보는 사람마다 겁에 질리고 만다. 살갗은 쇠로 입힌 듯이, 약한 곳이 전혀 없다. 심장이 돌처럼 단단하니 그 단단하기가 맷돌 아래짝과 같다. 

 

 일어나기만 하면 아무리 힘센 자도 벌벌 떨며 그 몸부림치는 소리에 기가 꺽인다. 칼을 들이댄다 하여도 소용이 없고 창이나 화살이나 표창도 맥을 쓰지 못한다. 쇠도 지푸라기로 여기고, 놋은 썩은 나무 정도로 생각하니 그것을 쏘아서 도망치게 할 화살도 없고, 무릿매 돌도 아예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다. 몽둥이는 지푸라기쯤으로 생각하며, 창이 날아오는 소리에는 코웃음만 친다. 뱃가죽은 날카로운 질그릇 조각과 같아서, 타작기가 할퀸 진흙 바닥처럼, 지나간 흔적을 남긴다. 물에 뛰어들면, 깊은 물을 가마솥의 물처럼 끓게 하고, 바다를 기름 가마처럼 휘젓는다. 한 번 지나가면 그 자취가 번쩍번쩍 빛을 내니 깊은 바다가 백발을 휘날리는 것처럼 보인다.

 땅위에는 그것과 겨룰 만한 것이 없으며, 그것은 처음부터 겁이 없는 것으로 지음을 받았다. 모든 교만한 것들을 우습게 보고, 그 거만한 모든 것 앞에서 왕노릇을 한다. ( 욥 41:15~34, 새번역성경)

 

이사야서 27장 1절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그 날에 여호와께서 그의 견고하고 크고 강한 칼로 날랜 뱀 리워야단(레비아탄) 곧 꼬불꼬불한 뱀 리워야단을 벌하시며 바다에 있는 용을 죽이시리라"(개역개정판)

 시편 104장 25-26절에도 관련 내용이 등장한다. "저 크고 넓은 바다에는 크고 작은 고기들이 헤아릴 수 없이 우글거립니다. 물 위로는 배들도 오가며, 주님이 지으신 리워야단도 그 속에서 놉니다."(새번역성경)

 이외에도 로마서와 아모스서에도 관련 기록이 나온다.

레비아탄에 관한 신화는 고대 근동 신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신이 혼돈의 괴물을 물리친다는 내용에서 다양하게 분화했다. 근동에는 신이 바다 괴물을 제압하는 이야기가 다수 존재한다. 전쟁의 신 닌우르타가 머리 일곱 달린 뱀과 싸워 이기고, 우가리트 신화에서 바알(Baal, 하다드Hadad)은 로탄(Lotan)을 죽여 없앤다. 또 마르두크는 혼돈의 모신 티아마트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이렇게 머리가 여러 개 달린 태고적 괴물은 바닷물이나 홍수를 신화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레비아탄의 직접적 원형은 바알이 물리친 바다 괴물 로탄에서 찾을 수 있다. 로탄은 바다의 신 얌(Yamm)의 시종으로 우가리트어로 '휘감다, 꼬다' 라는 뜻이다. 일부 문헌에서 로탕는 '꿈틀거리는 뱀' 으로 불린다. 레비아탄 역시 히브리어로 '휘감다'라는 의미이며 구불구불한 뱀으로 표현된다. 신화에서 로탄은 머리가 7개 달린 괴물로 묘사되는데 레비아탄 역시 7개으 머리를 가지고 있다. 이로써 히브리 신화의 레비아탄은 우가리트 신화의 로탄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신이나 영웅, 성인이 용을 죽이는 이야기가 많은 나라의 신화에 등장한다. 이집트 신화에서는 태양 신 라와 그 쌍둥이 형제인 혼돈의 뱀 아펩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싸움을 벌인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가 티폰과 싸워 승리를 거두고, 아폴론은 거대한 뱀 피톤(파이쏜)을 퇴치하며, 헤라클레스는 히드라를 단번에 물리친다. 인도 신화에서는 인드라가 사악한 용 브리트라와 싸워 이긴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토르가 큰 바다뱀 요르문간드를 해치운다. 중국신화에서는 禹임금이 머리가 아홉 달린 뱀 相柳를 물리치고, 일본신화에서는 스사노오노미코토가 커다란 뱀과 싸워 승리한다. 기독교 신화에서는 성 조지가 무서운 용을 무찌른다.

 성경에 나오는 거대한 바다 괴물들은 레비아탄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거나 혹은 동일한 존재로 여겨지며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본다. 그중에서 라합은 현대 히브리어로 악어를 의미한다. 탄닌 역시 성경에 등장하는 바다괴물로 거대한 용, 들개, 큰 뱀으로 번역된다.

 

 요한계시록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큰 용이 내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천하를 꾀는 자라 그가 땅으로 내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그와 함께 내쫓기니라"(12:3, 9, 개역개정판). 여기에 등장하는 일곱 개의 머리에 뿔이 열 개 달린 큰 붉은 용 역시 레비아탄의 형상에서 유래했다.

 한편 僞經으로 분류되는 에녹서에는 레비아탄이 암컷 괴물로 나오며, 바다 깊은 곳이나 물속에 산다. 레비아탄과 쌍을 이루는 수컷 괴물은 베헤못이라 부르는데 에덴동산 동쪽 광야에 살고 있다. 이 덴다인이라는 광야는 인간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곳이다. 이에 관해서는 중세 유대 경전에 보다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처음에 하나님은 암수 괴물 한 쌍을 창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번식해 세상을 멸망시킬까봐 암컷 괴물을 죽여버린다. 그리고 그 괴물의 시체는 남겨두었다가 이후 구세주의 출현을 찬양하는 연회에서 의인들에게 고기로 제공한다. 또 그 피부는 연회를 위한 장막으로 사용한다.

 후대 경전 기록에 따르면 레비아탄은 배가 고플 때면 입에서 엄청난 양의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지상의 모든 물을 부글부글 끓게 만들 정도다. 만약 레비아탄이 머리를 하늘로 향하고 있지 않았다면 땅위의 모든 생물이 그 악취를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또 전해지는 바로는 레비아탄은 지중해에 서식하며 요르단 강물이 그 입 속으로 곧장 흘러들어간다. 또 요나를 사몄던 고래는 자신도 레비아탄에 삼켜질까봐 두려워 필사적으로 피해다니는데 레비아탄이 매일 한 마리씩 고래를 삼켜버리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레비아탄은 온 몸에서 강렬한 빛을 내뿜으며 특히 눈에서 엄청난 빛을 발사한다고 전한다.

 기독교에서는 레비아탄이 사탄과 동일시되다가 그 뒤로는 점차 악마로 변해갔다. 천사 박사로 알려진 토마스 아퀴나스는 레비아탄을 질투하는 악마로 불렀다. 또한 1589년 독일 신학자 피터 빈스펠드는 인간의 죄악을 악마와 대응시켰는데 그중 레비아탄은 7대 죄악 중 질투를 상징한다.

 

 

 

베헤못

베헤못(Behemoth)은 가축이나 소와 양을 뜻하는 히브리어 베헤마(behemah)의 복수형으로 거대한 짐승이나 뭇짐승으로 불린다. 욥기에서 베헤못은 레비아탄과 마찬가지로 괴물로 그려진다.

 베헤못을 보아라. 내가 너를 만든 것처럼, 그것도 내가 만들었다. 그것이 소처럼 풀을 뜯지만 허리에서 나오는 저 억센 힘과 배에서 뻗쳐 나오는 저 놀라운 기운을 보아라. 꼬리는 백향목처럼 뻗고, 넓적 다리는 힘줄로 단단하게 감쌌다. 뼈대는 놋처럼 강하고 갈비뼈는 쇠빗장과 같다. 그것은 내가 만든 피조물 가운데서 으뜸가는 것, 내 무기를 들고 다니라고 만든 것이다. 모든 들짐승이 즐겁게 뛰노는 푸른 산에서 자라는 푸른 풀은 그것의 먹이다. 그것은 연꽃잎 아래에 눕고, 갈대밭 그늘진 곳이나 늪 속에다가 몸을 숨긴다. 연꽃잎 그늘이 그것을 가리고 냇가의 버드나무들이 그것을 둘러싼다. 강물이 넘쳐도 놀라지 않으며 요단강의 물이 불어서 입에 차도 태연하다. 누가 그것의 눈을 감겨서 잡을 수 있으며, 누가 그 코에 갈고리를 꿸 수 있느냐(욥 40:15~24, 새번역성경).

 베해못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견해차가 있다. 욥기 기록을 보면 베헤못은 실재로 존재했던 동물이거나 혹은 실존 동물을 원형으로 삼은 것으로 추정한다. 또는 베헤못을 하마나 코끼리, 코뿔소, 물소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고리는 백향목처럼 뻗고"에서 백향목처럼 생긴 꼬리에 갈라진 솔 같은 꼬리털이 달려 있다는 특징이 코끼리나 하마 꼬리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혹은 이것이 코끼리 코를 가리킨다는 주장도 있다. 이외에도 성서에서 묘사된 내용을 근거로 베헤못을 물에서 사는 초식동물로 보기도 한다. "요단강의 물이 불어서 입에 차도 태연하다" 에서 급류를 두려워하지 않는 하마와 비슷한 존재로 생각한 것이다. 이 설명의 마지막 부분에 "누가 그 코에 갈고리를 꿸 수 있느냐" 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하마를 잡던 방식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그 코를 찔러 꿰뚫으면 하마는 어쩔 수 없이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그때 벌린 입안으로 작살을 찔러 넣는 것이다.

 한편 베헤못을 일종의 상징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바다 괴물 레비아탄, 하늘 괴물새 지즈(Ziz)와 대응되는 땅의 괴물이자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에녹서에는 베해못이 에덴동산 동쪽의 덴다인 사막에 숨어 산다고 나온다. 유대 전설에 따르면 베헤못과 레비아탄은 필사의 싸움을 벌이는데 결국에는 둘 다 하나님의 칼에 죽임을 당해 성결한 자들의 식탁에 오른다.

 하가다(Haggadah,  유대교에서 전설이나 격언을 포함하는 비법률적인 랍비문학)에는 베헤못이 한층 더 신격화된 형상으로 등장하는데, 매년 4월 유대의 하지에 베헤못의 힘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한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엄청난 괴성을 지르는데 그 소리에 모든 생물이 벌벌 떨면서 1년간 자기 발톱과 이빨을 감히 꺼내지 않는다. 이로써 약한 동물들도 살아갈 기회를 얻는다. 하가다에는 베헤못의 선량함과 연민이 중점적으로 부각되어 있는데, 만약 베헤못이 크게 울부짖지 않으면 동물들은 서로 죽이고 심지어 인간도 위험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슬람교에서는 베헤못과 레비아탄이 뒤섞이면서 서로 바뀌기도 한다. 레비아탄은 우주 황소가 되고, 베헤못은 거대한 바다 생물로 바뀌는데 이때 '바하무트'라고 불린다. 아랍 신화에 나오는 우주 모형에는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가장 위에 7개의 천국이 있고, 그 중간에 인간이 존재하며, 그 아래로 7개의 지옥이 자리한다. 이 모두를 천사 한 명이 떠받치고 있는데 이 천사는 루비로 만든 산 위에 서 있다. 이 루비 산은 우주 황소가 등에 지고 있으며, 다시 이 황소를 비하무트가 짊어진 채 바다 위에 떠 있다. 바다 아래는 심연이며 심연 밑에는 불바다가 있다. 불바다 아래에는 거대한 뱀이 사는데 이 모두를 삼키려고 하지만 알라가 저지한다.

 반면 중세 유럽에서는 베헤못을 악마와 연관지어 사탄이 타고 다니는 짐승이나 악마 중 하나로 보았다.

 

몰록

몰록(Moloch)은 성경에 나오는 가나안의 지역 신으로, 사람들은 어린이를 제물로 바쳐 몰록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 이름은 히브리어 멜렉에서 유래했으며 왕이나 우두머리를 의미한다. 근동 지역에 자주 등장한 말이며 그 어원은 아카드어 melek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는 신이나 왕을 부르는 존칭이었다. Melek을 Moloch으로 바꾸어 쓴 이유는 이교도의 신을 낮춰 부르기 위해서였다. 이 명칭은 성경에서 몰렉, 밀공, 말감 등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몰록은 성경의 레위기, 열왕기, 예레미야서, 이사야서, 신명기에서 모두 언급된다. 여기에 기록된 물록 숭배의 가장 큰 특징은 제물을 불에 태워 바치는 번제다. 번제는 가나안 사람들이 몰록에게 지내던 일종의 제사방식이었다.

 랍비들의 기록에 따르면 사람들은 몰록의 동상을 황동으로 제작했다. 동상은 소대가리에 인간 몸을 하고 있으며 손바닥이 위를 보도록 손을 내밀고 있다. 그들은 몰록 동상을 불로 가열한 뒤 갓난아기를 몰록의 손 위에 올려놓고 제사를 지냈다. 의식에서는 제사장이 계속 북을 치는데, 이는 아기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게 해서 부모가 동용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또 다른 기록에 따르면, 몰록의 동상은 속이 비어 있으며 7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공간에는 밀가루를, 두 번째 공간에는 산비둘기를, 세 번째에는 암컷 양을, 네 번째에는 수컷 양을, 다섯 번째에는 송아지를, 여섯 번째에는 수컷 소를 그리고 일곱 번째에는 아이를 집어 넣었다. 그런 뒤 몰록의 동상을 가열하여 이 모든 제물을 한 번에 불태웠다.

 그리스와 로마의 문헌에는 페티니카인 역시 어린이를 불태워 크로노스라고 불리는 신에게 제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크로노스가 자기 자식을 모두 잡아먹는 대목을 떠올리게 한다. 본래 페니키아의 주신은 바알 하몬(Baal Hammon)이었다.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클레이타르쿠스는 플라톤에게 그 의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카르타고인들 사이에 크로노스 신상이 우뚝 서 있는데 두 손으로 화로를 받쳐 들고 있다. 화로의 불길이 아이 몸에 닿으면 아이가 불속에서 팔다리를 움츠리면서 입을 벌리는데 그 모습이 마치 웃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아이 몸을 완전히 삼켜버린다."

 기원전 1세기 시칠리아에서 활동했던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디오도로스 시켈로스 역시 카르타고인의 제사 의식에 대해 비슷한 기록을 남겼다. "카르타고인의 도시에 크로노스 신상이 서 있다. 이 신상은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이는데 손바닥이 위를 향하며 아래로 기울어져 있다. 이렇게 해야 손바닥 위에 놓인 아이가 그 아래 있는 활활 불타는 불구덩이 속으로 굴러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식이 치러질 때마다 아이의 가족은 눈물을 멈추지 못한다.  아가토클레스가 카르타고를 격파했을 때 카르타고의 귀족들은 자기 자식 대신 신분이 낮은 아이를 재물로 삼았기 때문에 신이 벌을 내렸다고 믿었다. 신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귀족 아이 200명을 신에게 재물로 바치는 계획을 세웠고, 결과적으로 300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희생되었다.

 고대 로마 그리스인 작가 플루타르크 또한 카르타고인의 제사 의식에 관한 기록을 남겼다. "카르타고인은 이 의식에 절대적으로 동조하면서 자신의 아이를 기꺼이 제물로 바친다. 아이가 없으면 가난한 집에서 아이를 사왔고, 새끼 양이나 어린 새를 죽이듯 그들의 목을 베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 엄마는 절대로 눈물을 보여서는 안되며, 슬픈 표정을 짓는 순간 거래가 취소되면서 돈도 못 받고 아이는 제물로 희생되었다. 의식이 치러지는 신상 앞에는 언제나 북소리와 피리 소리가 가득했다. 주변 사람들이 아이의 비명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장치였다."

 현대에는 번제 의식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사실상 번제 의식이란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갓 태어난 아기를 불 위로 지나가게 하는 정화 의식일 뿐이지 실제로 아이를 제물로 바치지는 않았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1932년 프랑스 고고학자들은 가나안 지역에서 제물로 바쳐진 아이의 유골을 대량으로 발굴했으며, 이 유골은 동물의 잔해들과 한데 뒤섞여 있었다.

 몰록이라는 신의 존재도 여전히 논쟁거리다. 그 이름이 히브리어 先知에서 비롯되었거나 태양신을 가리킨다고도 한다. 혹은 당연히 불의 신으로 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는 여호와 신앙이 사실은 몰록 숭배에서 비롯되었고 그 변형된 형태인데 그 중 아이를 제물로 바치는 잔인한 면만 빼버렸다는 설도 제기되었다. 이외에도 몰록이라는 명칭이 사실은 신의 이름이 아니라 번제라는 행위 자체를 가리킨다고도 한다. 

이후 고대 가나안의 도시국가 우가리트 유적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몰록이라는 신이 분명 존재했다고 확신하는 이들도 있다. 이렇듯 그 존재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며 현재까지 정설로 여겨지는 것은 없는 상태다.

 

 

 

메피스토펠레스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는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히브리어로 풀이할 경우 앞부분은 퍼뜨리는 자를 의미하고 뒷부분은 파괴자를 뜻한다. 그리스어로 해석할 경우 빛을 증오하는 자를 의미하는데 이는 '루시퍼'를 모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는 라틴어 메피티스와 그리스어 필로스가 합쳐진 말로 악취를 좋아하는 자로 풀이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파우스트를 증오하는 자를 뜻한다고 보기도 한다. 이처럼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공존한다. 그중 가장 공식적인 해석은 르네상스 시대 크게 유행했던 그리스어와 히브리어를 모방한 조어법으로 탄생한 명칭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일부러 어려운 말로 꾸며대는 이유는 신비한 색채를 더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독일 전설에 나오는 악마로 파우스트 전설과 관련이 깊다. 메피스토펠레스는 1527년 출판된 파우스트식 마법책에 처음 등장한다. 괴테가 조사한 문헌에 따르면 그는 회색 옷의 수도사 모습을 하고 있다. 17세기 들어서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 전설에서 점차 분리되어 자기만의 독특한 매력을 지닌 독립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