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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전설 귀신 요괴 괴물

카르카단 / 사드 바하르 / 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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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카단

카르카단(Karkadann)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Karg, Karkaddan, Kardunn, Karkanda, Karkadan, Kazkazan, Kargadan, Karkand, Karakand 이 명칭들은 산스크리트어 '카그'에서 유래했으며 劍이나 코뿔소를 의미한다.

 

 카르카단은 이슬람권에서 널리 알려진 일각수로 가장 흉악하고 무시무시한 야수이며 거칠고 사납기로 이름난 동물이다. 이 동물은 영역 관념이 투철하여, 고리무늬목비둘기 외에 그 어떤 동물도 자신의 반경 600킬로미터 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카르카단의 숙적은 코끼리다. 코끼리가 근처에 출몰하면 나무에 뿔을 날카롭게 갈아 그 뿔로 코끼리의 배를 공격해 찔러 죽인다. 하지만 그런 뒤 뿔을 빼지 못하는데, 코끼리 기름이 녹으면서 뿔을 타고 눈으로 흘러들어 실명하고 만다.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된 카르카단은 어쩔 수 없이 물가에 눕는다. 그러면 거대한 새 로크가 나타나 카르카단과 코끼리 시체를 전부 가지고 돌아가 새끼에게 먹인다.

 

사드하바르

사드하바르(Shadhavar)는 아라스(Aras)로도 불린다. 이 동물에 대해 최초로 기록한 사람은 8세기 아랍 학자 자비르 이븐 하이얀으로 그는 아라스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이 학자의 기록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폰이 아라스를 붙잡은 뒤, 뿔을 가곡 대대로 고이 간직해 물려준 결과 자신이 살았던 시대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아랍의 사학자 알 카즈위니와 알 다미리의 저작에도 이 동물이 나온다. 알 카즈위니는 사드하바르라고 했는데 그의 저작 '창조의 기적'을 보면 이 동물이 룸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고 나와 있다. 룸은 아랍인들이 동로마를 부르던 호칭으로 넓게는 유럽 전역을 가리킨다. 사드하바르의 생김새는 가젤과 닮았고 머리에 뿔이 하나 솟아있다. 그 뿔은 속이 텅 비어 있으며 잔가지가 42개나 나 있어서 악기 같은 기능을 한다. 바람이 불어와 이 뿔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면 수많은 생물이 주변으로 몰려와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반면 이러한 특징이 사드하바르를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 동물을 사로잡아 그 뿔을 왕에게 바치고 그를 위해 음악을 연주하게 했다. 이 뿔은 특정 방향을 향하면 즐거운 음악소리를 내지만 또 어떤 방향으로 하면 구슬픈 소리를 낸다. 

 알 다미리의 기록에서는 사드하바르 뿔의 잔가지가 무려 72개로 늘어나는데 72라는 숫자가 이슬람교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알 무스타우피의 저작에는 사드하바르와 다른 육식동물이 섞인 생물이 출현하는데 시라니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생김새는 늑대와 비슷한데 코에 12개의 구멍이 뚫려 있고 그 구멍들로 음악소리를 내서 먹잇감을 유인한다.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저서 '성 안투안의 유혹' 에서 새드후작이라는 동물을 언급했다. 검은색 수사슴처럼 생긴 이 동물은 황소 대가리를 하고 있으며 귀 사이에는 7개의 잔가지가 달린 뿔이 자라 있다. 남풍을 마주하면 뿔은 즐거운 음악 소리를 내서 다른 동물들을 끌어들이지만, 북풍을 맞으면 무시무시한 비명을 지른다.

 

굴론

굴론(Gulon)은 굴로(Gulo)라고도 하며 스칸디나비아와 게르만 지역 전설에 등장하는 괴물이다. 빌스러프(Vilsruff), 제르프(Jerff), 로소모칼(Rossomokal)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굴론은 폭식이라는 의미와 라틴어 글루티레(gluttire)가 변형된 단어다. 매우 탐욕스럽고 폭식하는 이 생물의 특성에서 유래하였다.

 

 전하는 바로는 대형견과 같은 건장한 몸에 귀와 얼굴은 고양이를 닮았고 굉장히 날카로운 발톱을 지니고 있다. 온몸은 긴 갈색털로 덮여 있으며 꼬리는 여우 꼬리와 비슷하지만 훨씬 짤막하다. 머리 부분에 털이 두텁게 자라 있는데 털모자를 만들 수 있을 정도다.

 굴론은 끝을 모르는 탐욕스런 식성으로 유명하다. 동물의 시체를 발견하면 필사적으로 집어 먹는데 배가 팽팽하게 부풀어 올라 더 이상 먹지 못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도 다 먹지 못하면 가까이 있는 나무 사이에 몸을 끼우고 배를 최대한 쥐어짜 음식을 강제로 소화시켜 대소변으로 배출한다. 그런뒤 다시 먹이로 돌아가 계속 먹어댄다. 이런 과정을 몇 번 되풀이한 뒤 뼈만 남으면 그때야 다른 먹잇감을 찾아 나선다. 사냥할 때는 나무 위에 숨어 있다가 먹잇감이 지나가는 순간 뛰어내려 기습적으로 공격한다.

 이 괴물의 고기는 사람이 먹을 게 못되지만 그 털가죽은 매우 진귀하므로 북방 지역 주민들은 털가죽이 타지로 반출되는 걸 꺼릴 정도다. 흰색과 검은색, 짙은 갈색이 뒤섞인 이 생물의 털가죽은 순식간에 열을 내며 보온 효과가 뛰어나 왕과 귀족들의 겨울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단, 모피를 입은 사람은 그 괴물처럼 만족을 모르는 끝없는 욕망에 휩싸인다. 굴론의 장(腸)으로는 악기줄을 만드는데 그 소리가 귀를 찌르는 것 같지만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소리를 낸다. 이 줄을 사용할 경우 더 훌륭한 연주가 가능해진다. 발톱은 나선의 회오리 모양으로 생겼는데 머리 위에 올려두면 어지럼증이나 이명을 치료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 생물의 신선한 피에 뜨거운 물을 섞은 후 벌꿀을 첨가하면 사람을 취하게 할 수 있다. 그 기름은 감염되거나 부패한 상처 치료에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그 이빨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이성의 관심이 집중된다. 그 사체에서 막 떼어낸 발톱으로는 개나 고양이를 쫓을 수 있다.

 사냥꾼들은 여름에 이 생물을 사냥하지 않는데, 겨울에 잡은 것보다 가격이 훨씬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보통 개들보다 훨씬 사나워서 잡을 때 사냥개가 큰 도움이 안된다. 대신 사냥꾼들은 동물의 주검을 미끼로 놓아두고 이 생물이 한 차례 먹기를 기다렸다가 몸을 나무 사이에 끼우는 순간 활로 쏘아 죽인다. 하지만 이는 모피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미끼에 함정을 설치해놓고 이 괴물을 공중으로 들어 올려 죽이는 방법도 동원되었다.

 이 괴물의 실제 모델은 울버린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극 부근이나 북극과 비슷한 기후를 가진 추운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엄청난 소화력을 자랑하며 하루에 약 5.8kg의 고기를 먹어치운다. 실제로 자기 배를 쥐어짜기는 하지만 먹고 남은 먹이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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