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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전설 귀신 요괴 괴물

고대 근동 신화 - 구갈안나 / 라마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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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갈안나(Gugalanna)

구갈안나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다. 기록에 의하면 구갈안나는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에레슈키갈(Ereshkigal)의 첫 남편이다. 구갈안나는 '하늘의 위대한 황소'라는 뜻인데, 지진으로 말미암은 자연재해를 사람들이 신화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구갈안나에 관한 가장 유명한 신화는 길가메시에 등장한다.

당시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여신 이슈타르를 숭배했다. 모든 도시국가의 군주는 종교의식을 통해 이슈타르와 결혼식을 거행해야만 통치권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길가메시는 이를 거부했다. 남편이던 타무즈의 죽음에 이슈타르가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그녀와의 결혼을 거절했다.

 

 누구보다 아름답긴 하지만 자신이 갖고 싶은 건 꼭 손에 쥐어야 직성이 풀리는 이슈타르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신들의 아버지 아누를 찾아가 하소연한다. 그리고 아누에게 하늘의 위대한 황소를 인간 세상으로 내려보내 그들을 벌주도록 한다. 하지만 용맹스럽고 비범한 힘을 지닌 길가메시와 그의 친구 엔키두는 힘을 합쳐 하늘의 황소를 죽이고, 그 내장을 꺼내 이슈타르의 얼굴에 던져버린다. 다른 설에 따르면 엔키두가 황소의 뒷다리를 잘라 이슈타르에게 던지면서 만약 잡히면 당신도 똑같이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엄청난 모욕을 당한 이슈타르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두 사람에게 하늘의 황소를 죽인 죄를 물어 길가메시의 친구 엔키두는 결국 쇠약해져 죽는다.

 

 하늘의 황소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별자리 중 하나다. BC 3200년 춘분에 북반구 하늘에 출현했다. 춘분에 태양이 떠오르면 별자리가 그 모습을 감추는데 여기에서 황소의 죽음 이야기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그리스에도 하늘의 황소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황소자리로 바뀌었다.

 

라마슈투(Lamashtu)

메소포타미아인은 재앙이란 하늘 신이 파견한 악의 신이 인간에게 주는 벌이나 시험이라고 믿었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번식이나 출산을 방해하는 악의 신을 가장 두려워했다. 하지만 라마슈투는 이와는 조금 다른 악의 신이었다. 라마슈투는 본래 하늘의 신 아누의 딸인데 신들이 보내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해서 땅으로 내려왔으며, 사람들에게 재앙과 질별, 전염병, 죽음을 가져다주는 악의 여신이었다. 라마슈투에게 해를 입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파주주에게 도와달라는 기도를 올렸다.

 

 라마슈투는 온몸이 털로 덮여 있으며 암사자나 새의 대가리에 당나귀 이빨과 귀를 가지고 있다. 손가락은 길고 날카로우며, 양손에는 머리가 둘 달린 뱀을 들고 있고, 발에는 맹금류의 날카로운 발톱이 달려 있다. 보통 당나귀 등 위에 서 있거나 무릎을 꿇고 있으며, 양쪽 가슴에는 멧돼지나 늑대가 각각 한 마리씩 젖을 빨고 있다. 간혹 날개 달린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라마슈투는 7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일곱 마녀로 불리기도 한다. 어린아이를 죽이고, 임산부를 유산시키며, 임산부와 산모에게 해를 끼친다. 젖먹이 아기를 훔쳐가고, 갓난아기의 뼈를 갉아 먹으며 피를 빤다. 악몽을 꾸게 하며 나뭇잎을 말려죽이고 호수나 강물을 썩게 만든다.

 악령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주술사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아시푸'(Asipu)라 불렸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는 두 종류의 의사가 존재했다고 한다. 약물을 사용하여 병을 치료하는 의사인 아수(Asu)와, 초자연적 힘을 사용하는 아시푸(Asipu)가 있었다. 이들 모두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아수는 약물로 병을 치료하지만 약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때는 아시푸의 도움이 필요했다. 특히 아기를 낳을 때는 아수의 약물이 보조적 역할밖에 하지 못했기에 아시푸가 꼭 필요했다.

 

 아시푸는 특별한 의식과 주문을 사용해 악령을 쫓아냈는데 특히 라마슈투가 산모를 괴롭힐 때 꼭 필요했다. 의식에는 라마슈투의 조각상이 필요한데, 아시푸는 조각상 앞에 빵을 두고 조각상에 물을 뿌린다. 이렇게 조각상을 환자 머리맡에 사흘간 두는데  새끼 돼지의 심장을 조각상 입에 끼워 놓는다. 그리고 사흘 동안 매일 세 차례씩 라마슈투 조각상을 바라보며 주문을 외운다. 그리고 3일 째 되는 날 저녁에 조각상을 성벽 부근에 묻는다.

 한편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질병에 대해 자신이 지은 죄로 인해 신이 내리는 벌이라 생각했는데, 질병을 악마의 손으로 형상화하여 불렀다. 예컨대 어떤 여성이 난산을 겪으면 라마슈투의 손이 그 몸 위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어떤 병에 걸렸던 먼저 죄를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면서 다시는 같은 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신에게 맹세한 뒤에 의사나 주술사의 치료를 받아야만 병이 낫는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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