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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식

경제상식 16 경기선행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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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미래 예측

사람들은 언제나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직장은 언제 구할 수 있을지, 결혼은 언제 할 수 있을지, 언제쯤이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지 등 앞으로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궁금해한다. 점집, 철학관, 사주카페를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궁금한 건 비단 개인뿐만 아니다. 정부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기업이야말로 한번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나라가 위기에 빠지거나 회사가 망할 수 있으니 미래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일수록, 글로벌 기업일수록 별도의 연구 조직을 만들어 미래 예측에 큰 투자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경제 예측은 아마도 가장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일 것이다.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움직일지 미리 알아야 정부가 이에 대비해 각종 정책을 내놓을 수 있고, 기업이 어떤 제품을 언제 시장에 내놓을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위해 경제학자들과 통계학자들이 주도해서 만든 자료가 '경기선행지수(Composite Leading Indicator)'다. 한국에서는 1983년 3월부터 통계청이 매달 작성해서 발표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는 말 그대로 경기에 선행하는 통계라는 뜻이다. 경기선행지수로 가늠할 수 있는 것은 대략 3~6개월 뒤의 경기다. 경기선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거나 낮은 값이 산출되는데, 다른 경제지수들과 마찬가지로 그 숫자가 클수록 긍정적인 신호다.

 

경기선행지수 산출 과정

 경기선행지수는 매달 발표되는 만큼 절대적인 값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이 더 중요하다. 즉 100보다 얼마나 높은지도 중요하지만 지난달에 비해 높아지고 있는지가 훨씬 더 유의미하다. 경제 뉴스만 하더라도 숫자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몇 개월 연속 높아지거나 낮아졌다는 식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분석한다.

 참고로 뉴스에서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라는 표현을 쓰는데, 정부나 기업에서도 순환변동치를 중요한 통계로 여긴다. 한국의 GDP는 계속해서 성장해왔다. 경제가 발전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설사 불황이 찾아오더라도 GDP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때 GDP가 커진 것만 보고 '불황이 아닌가?' 라고 판단해버리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세적인 흐름, 그러니까 관성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부분을 통계에서 제거한 것이 순환변동치다. 이렇게 하면 지금 현재 경제가 처한 상황을 보다 명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기본 통계는 모두 8개 항목이다. 경기선행지수에 들어가는 항목으로는 우선 '구인구직 비율'이 있다. 구인구직 비율은 기업이 채용하려는 사람을 일자를 구하는 사람으로 나눈 값이다.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자 수는 대개 일정하다. 그런데 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 수는 경기에 따라서 그 차이가 큰 편이다. 기업들은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 판단하면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반대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 예측되면 사업의 규모를 유지하거나 혹은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때 상황에 따라 새로 뽑는 직원의 수를 늘리거나 줄인다. 구인구직 비율은 일하려는 사람보다 사람을 구하는 일자리가 많을수록 높아진다. 이 통계를 보면 현재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려 하는지, 아니면 유지하거나 줄이려고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구인구직 비율은 경기선행지수에서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 가치를 뜻하는 코스피지수 역시 경기를 예측하는데 활용된다. 주가가 기업이 현재 벌어들이고 있는 이익보다 앞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이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오른다는 건 기업들이 앞으로 더 많은 돈을 벌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코스피지수가 내려간다는 건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 역시 유의미한 지표로 쓰인다. 

 

 건설사들이 수주한 일감을 뜻하는 건설수주액도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건설사들이 공사를 많이 수주하게 되면 그만큼 공사에 들어가는 자재도 많이 사들이고, 인력도 더 고용한다. 반대로 수주액이 줄어들면 공사에 들어가는 자재와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건설수주액이 경기 예측에 활용되는 이유는 공사를 맡기는 발주처들이 주로 경기가 좋을 때 새 건물을 지으려 하기 때문이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작은 못 하나부터 시멘트, 철근, 유리, 마감재, 냉난방 시스템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자재가 필요하다. 큰 공사 현장의 경우 몇 년 동안 인력만 수만 명씩 고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건설업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재고순환지표, 소비자기대지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수출입물가비율, 국고채 5년 금리 등이 있다.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지표들의 공통점은 각각 생산, 소비, 투자, 대외 경제, 고용, 금융 분야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데 도움이 되는 수치들이란 점이다. 통계청에서는 방금 설명한 지표들을 종합해서 앞으로 경기가 지붐도바 좋아질지 나빠질지를 예측하게 된다. 또한 동시에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이 통계를 '경기동행지수' 라고 한다. 말 그대로 경기와 동행하는, 함께 움직이는 통계라는 뜻이다.

 경기선행지수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항목들로 구성되는 데 비해 경기동행지수는 현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외에도 '경기후행지수' 라는 통계도 있는데, 이는 과거의 경기가 어떠했는지를 일정 기간이 흐른 뒤에 정리한 통계다. 경기가 어떤 흐름으로 움직였는지 사후에 확인할 때 사용하는 통계다.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를 통해 바라본 한국 경제의 현주소는 좋지 못하다. 2018년 7월을 기준으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 연속 하락해 99.1을 기록했다. 숫자 자체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9월의 기록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또한 나쁘다. 같은 해 7월을 기준으로 2개월 연속 감소해 99.8을 기록했다.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100보다 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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