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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식

경제상식15 경제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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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토 vs 롱테일

 "전체 결과의 대부분(80%)은 일부 원인 (20%) 때문에 발생한다" - 파레토 법칙

 "80%의 평범한 다수가 20%의 핵심 인재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낸다" - 롱테일 법칙

 

이 두 법칙 모두 뛰어난 소수와 평범한 다수 중 어느 집단이 조직의 성과에 더 많이 기여하는지 설명할 때 쓰인다. 때로는 몇 종류 안되는 인기 상품과 종류는 많지만 판매량은 그저 그런 평범한 상품들 중에서 어떤 상품군이 더 매출에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할 때도 활용된다.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 법칙 모두 20%로 표현되는 소수 엘리트와 80%로 드러나는 평범한 다수가 맺는 관계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정반대다. 파레토 법칙은 수는 적지만 뛰어난 능력을 갖춘 20%의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고, 롱테일 법칙은 평범하지만 그 수가 훨씬 많은 80%의 역할에 무게를 둔다.

 내용이 정반대인데도 20% vs 80% 라는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두 법칙을 헷갈려 한다. 

 

소수의 엘리트가 경제를 이끈다

 우선 그 역사가 오래된 파레토 법칙을 알아보자. 전체 결과의 대부분은 일부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는 파레토 법칙을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말을 떠올리면 된다. "백화점 매추의 80%는 상위 20% 부유층 소비자들에게서 나온다" , "회사가 올린 매출의 80%는 능력이 뛰어난 20% 직원들이 거둔 성과 덕분이다", "전체 교통사고 수의 80%는 20% 운전자들이 반복적으로 일으킨 사고다".

 

 이 때, 파레토 법칙, 롱테일 법칙에서 말하는 80과 20이라는 숫자는 변하지 않는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다수와 소소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파래토 법칙은 회사 업무성과, 상품 판매 수익과 같은 경제, 사회 현상의 대부분이 평범한 다수나 보통 수준의 상품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수는 적지만 능력이 뛰어난 엘리트, 돈이 많은 소수의 부유층, 탁월한 상품 덕분에 대부분의 일들이 이뤄진다는게 핵심이다.

 

 파레토 법칙은 1848년 태어난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름을 딴 법칙이다. 그는 1896년에 쓴 논문에서 이탈리아 전체 인구의 20%가 국토의 80%가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밭에 심은 완두콩 씨앗의 20%에서 전체 완두콩 수확량의 80%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사회전체의 富의 80%를 20%의 소수가 갖고 있다는 부의 불평등한 분배 상황에 대해 '파레토 분포' 라고 표현하면서 파레토 법칙이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파레토 법칙은 그저 경제학 교재 안에서 이론으로만 머물지 않고, 현실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수많은 경영 이론과 마케팅-영업 기업이 파레토 법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976년 루마니아 출신의 미국 경영 컨설턴트 조셉 주란이 기업 품질관리 성과의 80%는 뛰어난 소수의 노력에 의존하며, 평범한 다수는 전체 성과에 기여하는 정도가 20%라고 주장한 것 역시 파레토 법칙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경영학에서는 20%의 중요한 문제들만 해결하면 나머지 80%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며 주요 의제에만 조직의 역량을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이론적 흐름이 나타났다.

 파레토 법칙은 마케팅 업계에서 흔히 VIP마케팅 으로도 불리는 프리미엄 마케팅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전체 매출의 80%가 구매력이 큰 상위 20% 고객들이 상품을 구입하는 덕분이라는 가정하에, 이들 20%에게 회사가 갖고 있는 돈과 인력, 시간을 최대한 투자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고급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들이 펼치고 있는 VIP 마케팅이야말로 파레토 법칙의 생생한 적용 사례로 꼽힌다.

 

프라이스 법칙

 소수 엘리트의 성과와 역할을 파레토 법칙보다 더 크게 강조하는 이론도 있다. 바로 프라이스 법칙인데, 이 이론은 과학계에서 거둔 연구 성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특정 업계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의 제급근에 해당하는 인원이 전체 성과의 50%를 만들어낸다는 이론이다.

 프라이스 법칙을 현실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1만 명이 일하고 있는 회사가 있을 때, 이 회사가 거둔 실적의 절반은 1만 명의 제곱근인 100명 덕분에 거둔 성과가 된다. 직원이 1만 명이나 되지만 실적의 절반은 100명의 핵심 인재 덕분이라는 것이다. 즉 소수 엘리트의 역할을 매우 강조하는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이 이론은 물리학자이자 과학사학자인 데릭 솔라 프라이스가 1963년에 발견한 이론이다.

 

 평범한 다수가 소수를 이끈다 - 롱테일 법칙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파레토 법칙에 비한다면 롱테일 법칙은 나온 지 20년이 채 되지 않은 비교적 최신이론이다. 그 안에는 파레토 법칙, 프라이스 법칙과는 정반대의 내용이 담겨 있다. 80%의 평범한 다수가 20%의 뛰어난 소수보다 더 많은 가치, 더 뛰어난 업적을 만들어낸다는 게 이 법칙의 핵심이다. 긴 꼬리를 의미하는 'long tail'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는 마치 공룡의 꼬리처럼 얇지만 길게 쭉 이어진 꼬리, 그러니까 평범한 다수가, 두툼하지만 길이는 짧은 공룡의 몸통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롱테일 법칙을 나타낸 그래프를 보면 공룡 고리처럼 긴 선이 거의 일직선 모양으로 오른쪽으로 쭉 벋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롱테일 법칙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급격한 인터넷 발달로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막 시작되었을 무렵에 나온 이론이다. 온라인 쇼핑몰 등장으로 기업이 상품을 팔고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형태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이 같은 이론도 나올 수 있었다. 상품을 진열하고 보관하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도 얼마든지 장사를 할 수 있게 된 게 큰 영향을 미쳤는데,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

 

 롱테일 법칙이 현실에 적용된 대표적 사례로는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있다. 아마존닷컴은 사업 초기 온라인 서점으로 운영되었다. 그렇다면 당시 그들의 전체 매출에서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와 같은 유명 서적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었을까? 매출 대부분을 소위 '잘 나가는 책'이 차지했을까? 그렇지 않다. 오프라인 서점에는 가져다 두지도 않는 비인기 도서들을 통해 큰 수익이 창출되었다. 오프라인 서점에선 책을 진열해 놓을 수 있는 공간 자체가 부족하고, 일단 책을 갖고 오면 재고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1년에 몇 권 팔리는 비인기 도서들은 가져다 두지 못한다. 이에 비해 재고 부담이 적었던 아마존닷컴을 통해 일반 서점에선 구하지 못하는 매니아 취향의 책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비인기 도서나 희귀본 책들이 아마존닷컴 서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을 넘었다.

 롱테일의 법칙은 물리적, 시간적 제약이 없는 정보통신 기업의 서비스를 설명할 때 특히 잘 맞아떨어진다.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대형 검색 포털사이트들도 주요 수익원인 검색 키워드 광고 매출의 대부분을 다수의 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소액 광고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다. 얼마나 많은 자영업자들이 포털사이트에 검색키워드 광고를 내고 있는지 떠올려보면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롱테일 법칙을 세상에 알린 인물은 미국 IT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이다. 그는 2004년 10월 와이어드에 특정 기업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많이 팔리는 순서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쭉 나열하고, 각각의 판매량은 세로축에 표시해 이를 선으로 이었다. 이렇게 선으로 연결해보면 판매량이 많은 인기 상품을 연결한 선은 급경사를 이루면서 짧게 끝나버리는 반면, 판매량이 많지 않은 평범한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낮지만 끝없이 길게 쭉 이어진다. 평범한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마치 공룡 꼬리처럼 가늘지만 길게 쭉 이어져,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상품들을 팔아서 번 돈의 합이 인기 상품들의 판매금액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롱테일 법칙이 유명해졌고, 파레토 법칙과 함께 대표적 경제법칙이 되었다.

 

팩트풀니스

 빌게이츠가 추천해서 유명하진 책이 스웨덴의 통계학자이자 의사인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다. Factfulness란 단어를 "의견을 말할 때 현실에서 확인한 팩트를 바탕으로 말하는 자세"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어떤 의견을 내든 그건 개인의 자유지만 반드시 현실에서 검증 가능한 사실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의 부제는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다. 빌게이츠가 추천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모든 대학교, 대학원 졸업생들에게 선물하면서 이 책은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우리의 생각과 달리 세상은 매일 나아지고 있다

 한스 로슬링 박사가 던진 3가지 질문을 알아보자.

 1. 전세계의 모든 1세 아기 중에서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 주사를 접종한 아기들은 몇%나 될까?

  ① 20%                             ②50%                          ③80%

 

2. 지난 20년 동안 절대 빈곤선 아래에 사는 전세계 빈곤인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①2배가 되었다.                ②비슷하다.                    ③거의 반으로 줄었다.

 

3. 전세계 현재 30세인 남성은 평균적으로 10년 동안 학교 교육을 받았다. 그렇다면 같은 나이의 여성은 평균 몇 년 동안 학교 교육을 받았을까?

  ①9년                              ②6년                             ③3년

 

차례대로 답을 보면 이렇다. 전세계 1세 유아 중에서 백신 주사를 맞은 아기들의 비중을 물은 질문의 답은 3번 80%다. 지난 20년간 절대 빈곤선 아래에 사는 전세계 인구가 어떻게 달라졌는가의 답은 3번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다. 끝으로 30세 남성이 평균적으로 10년 동안 학교 교육을 받을 때 30세 여성은 몇 년간 교육을 받았는가 질문의 답은 1번 9년이다.

 

 한스 로슬링 박사는 2017년 전 세계 14개 국가 1만 2천명을 대상으로 이와 비슷한 질문 12가지를 묻고 답하게 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전체 정답률은 16%에 불과했다. 1만 2천명 중에서 12가지 문제를 모두 맞힌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겨우 3가지 답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간단한 문제들이었는데 말이다.

 

 한스 로슬링 박사가 물었던 12가지 질문들의 정답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다. 저소득층 국가에 사는 소녀가 초등학교를 마치는 비율은 오늘날 60%에 이른다. 또한 전세계인의 평균기대수명은 70세다. 그리고 지난 100년 동안 매년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수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렇게 모든 문제를 풀고 나면 사람들의 일반적인 상식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교육 수준이 평균보다 높은 사람들은 보다 나은 정답률을 보였을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한스 로슬링 박사가 대학교수, 기업 임원, 투자은행 임원, 고위관료, 정치인, 언론인, 심지어 노벨 수상자들한테까지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어느 집단에서도 그냥 3가지 보기 중 하나를 찍어서 맞힐 확률인 33%보다 높은 정답률은 나오지 않았다. 이 정도 수준이면 동물원의 침팬지한테 문제를 풀게 하는 게 낫다는 것이 한스 로슬링 박사의 단골 농담이다. 한스 로슬링 박사가 만든 12가지 질문의 평균 정답률 16%는 곧 전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상을 실제 현실보다 더 부정적으로, 절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왜 그런 걸까? 한스 로슬링 박사는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갖고 있는 그릇된 인식,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평생을 헌신해왔다. 그는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이자 통계학자라는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었고, 이는 그가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전세계인이 처해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 밑바탕이 되었다. UN , WHO,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나 각 나라들이 내놓은 출산율, 사망률, 유아 사망률, 기대수명, 1인당 국민소득(GNI), 취학률 등 각종 통계를 쭉 놓고 분석해보면 세상은 분명 느리지만 나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걸까?' 라는 의문이 그가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었다.

 한스 로슬링 박사는 사람들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보다 더 비참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데 모두 12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각각의 이유에 대해 '격차 본능', '부정적 본능', '직선 본능', '공포 본능' 과 같은 이름을 붙인다.

 

팩트에 근거해 세상을 보자.

 한스 로슬링 박사는 책의 서문에서, 젊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해서 세상을 실제보다 더 나쁘게 바라보는 줄 알았다고 밝힌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현재를 살고 있지만 머리속에는 20~30년 전의 상황만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나 대중매체를 통해 터득하는 정보가 오늘날의 상황을 정확히 다루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데, 교과서에 나와있는 내용도 시대에 뒤처져 있고 교사들도 자신들이 젊은 시절에 배웠던 내용을 그대로 가르친다는 것이다. 세상은 매일매일 꾸준히 나이지고 있는데 학교 교육은 달라지는 세상을 제대로 반영해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교사들이 대학교에서 배운 내용은 이미 그때도 훨씬 이전의 상황을 다루고 있던 통계치였다. 이는 비단 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종의 사람들한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는 연구를 해나가면서 잘못된 편견의 원인이 단순히 시대에 뒤떨어진 지식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인간의 본능적 특성과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그중 첫번째로 든 특성이 '갭 인스팅트(Gap Instinct)'로, 격차 본능이다. 격차 본능이란 쉽게 말해 세상을 우리와 그들로 나누는 인간의 본능이다. 예를 들어 지구상의 국가들을 선진국과 개별도상국으로 나누는 방식 등을 뜻한다.

 

 그는 강연과 책 초반부에 한 가지 그래프를 보여준다. 세로축은 아기가 태어나서 5세까지 생존하는 비율로, 위로 갈수록 생존율이 100%에 가까워진다. 가로축은 여성 1명당 출산하는 아이의 수로, 오른쪽으로 갈수록 수가 줄어든다. 그래프 오른쪽 윗부분에 자리할수록 적은 수의 아이를 낳고 아이의 생존율이 높은 국가, 즉 선진국이다. 그래프의 왼쪽 아랫부분일수록 아이는 많이 낳지만 생존율이 낮은 국가, 즉 후진국이다. 책에 나온 그래프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에 딱 들어맞는 모양이다. 오른쪽 윗부분에 대부분 선직국들이 모여 있고 왼쪽 아랫부분에는 중국, 인도를 비롯한 후진국,개발도상국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사이에 자리잡은 중간 수준의 숙가는 몇 곳 되지 않는다.

그렇게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던 대로 '세상은 둘로 나눠져 있어.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말이야' 라고 판단하려는 순간 오류가 발생한다. 한스 로슬링 박사는 말한다. "이건 1965년의 모습을 다룬 그래프입니다". 라고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그래프를 꺼내 보이는데, 실시간에 가까운 2017년 상황을 다룬 그래프에는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오른쪽 상단부에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중국과 인도 또한 거의 오른쪽 위 끝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나라들이 여성 1인당 출산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아이들의 건강상태는 좋아진 것이다.

그는 전세계 국가들을 북미와 유럽, 그리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일부 선진국과 나머지 개도국으로 나누는 방식은, 이분법적이고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반세기 전에는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낡아빠진 관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세계 인구 중에서 절대 빈곤선에서 허덕이는 인구는 절대적인 숫자로도, 그리고 상대적인 비율로도 줄어들고 있다. 전세계 인구의 75%는 하루 평균 소득이 2달러에서 32달러 사이의 중간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체 75억 명의 인구 중에서 하루 평균소득이 2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레벨1에 속한 인구는 8억 명, 2~8달러 사이를 버는 레벨2 인구는 37억명, 8~32달러를 버는 레벨 3 인구는 20억 명이다. 그리고 하루 평균 32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레벨4에 속한 사람들은 8억명 가량이다. 하루에 32달러씩을 번다고 하면 1년 소득이 대략 1만 1천 달러 정도인데,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이제 막 넘어선 한국인이 보기에는 적어 보이는 액수지만 이조차도 전세계 1/10만이 누리는 소득수준이다.

 

 우선 세상을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조금 더 다양하게 국가들을 분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한 시각이 다른 국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을 선진국과 개도국으로만 나눠버리면 선진국을 제외한 개도국들은 모두 가난한 나라로만 치부하게 된다. 하지만 전세계 국가들을 좀더 다양한 분류로 나누게 되면 세상을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1년에 1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레벨4에 들어가는 국가의 사람들이 봤을 때는 하루에 2달러를 버나, 8달러를 버나, 16달러를 버나 모두 똑같이 가난해 보인다. 하지만 그는 하루에 16달러를 버는 레벨3만 되도 수도를 설치할 수 있어 물을 기르기 위해 수십km를 걸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교통 역시 최소한 오토바이는 몰면서 더 많은 임금을 주는 먼 곳에 있는 직장에 출퇴근할 수 있고, 자녀들을 고등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된다. 즉 레벨3 수준에만 들어가도 보다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스 로슬링 박사는 자신의 이런 생각을 국제기구가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17년간 세계은행에서 모두 14차례 강연을 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말한 덕분에 세계은행은 더 이상 공식적으로 개도국과 선진국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한스 로슬링 박사가 제안한 레벨 1부터 4에 이르는 4단계로 나뉜 분류법을 사용하게 된다.

 한스 로슬링 박사는 팩트풀니스가 출간된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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