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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인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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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생활사 - 진공청소기 진공청소기 1898년 야심만만한 젊은 발명가 세실 부스는 런던의 엠파이어 뮤직 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 곳에는 한 미국인의 신종 '먼지제거' 기계 시범을 구경하게 되었다. 압축공기가 위에 달린 쇠상자 모양의 이 기계는 공기를 카펫으로 뿜어서 먼지와 흙을 상자 속으로 올라오게 했다. 부스는 이 발명품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많은 먼지가 상자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도로 카펫에 앉았기 때문이다. 부스는 먼지를 빨아들일 수는 없느냐고 발명가에게 물어보았으나 많은 사람들이 시도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대답을 들었다. 부스는 먼지를 빨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며칠 동안 생각했따. 그는 자신의 발명에 대한 후일담을 이렇게 썼다. '나는 빅토리아 거리에 있는 어느 레스토랑에서 보풀이 긴 천 의..
서양생활사 - 조명 어둠으로부터 해방 성경 구절 중에 이런 게 있다. "일할 수 없는 밤이 오리라." 옛사람들에게 밤이란 그냥 일할 수 없는 시간에 불과했다. 18세기 후반까지 실내 조명에 있어서 실질적 혁신은 없었다. 그러나 단지 잠을 자거나 할일 없이 보내기에는 밤이 너무 긴 나머지 인간은 집안을 밝힐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첫번째는 오일 램프였다. 약 5만년 전 크로마뇽인은 동물기름으로 불을 붙인 섬유 심지가 계속해서 타는 것을 발견했다. 이 돌램프는 삼각형이었고, 심지는 접시처럼 움푹 파인 곳에 역한 냄새가 나는 동물기름과 함께 담겨 있었다. 이 간단한 원리는 수천년 동안 이어졌다. 지금으로부터 3300년 전 이집트인들은 집과 산전을 오일램프로 밝혔다. 이제 램프는 조각된 토기였고 종종 장식으로 쓰였다. 심지는 파피..
서양생활사 - 난방 로마 중앙난방(하이퍼코스트) 텔레비전, 비디오 게임, 가정용 컴퓨터 등 전기 음극선을 사용한 장치들이 현대적 가정과 옛날 가정을 구분하는 특징처럼 보이겠지만, 이러한 것들이 근본적인 차이는 아니다. 음극선(cathode-ray)관이 아니라 벽난로가 가정의 중심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현대의 가정과 옛날 가정을 구분 지울 수 있는 여러가지들 중에 2가지를 고르라면, 조명과 난방이다. 너무나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것들이라 이 2가지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초기 기독교 시대 로마 기술자들은 최초 중앙난방 시스템인 하이퍼코스트(hypocaust)를 개발했다. 스토아 철학자이며 정치가였던 세네카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몇몇 원로원의 집에 집안 골고루 부드럽고 고른 열을 전달할 수..
서양생활사 - 부엌의 역사8: 수세미/마찰성냥/일회용 컵 수세미 1917년 샌프란시스코의 에드윈 콕스는 집집마다 방문하여 새로 나온 과대선전된 알루미늄 식기를 팔았으나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서부연안의 주부들은 식기 기술이 낳은 최신상품에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 콕스는 상품의 시범을 보여주러 부엌에 들어가는 것조차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에게는 상술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기존 세일즈맨들의 방식대로 알루미늄 상품을 선전하게 해주면 공짜로 선물을 주겠다고 장래의 고객들을 유혹할 결심을 했다. 경험을 통해 콕스는 주부둘의 가장 큰 불평이 음식이 바닥에 달라붙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강면의 연마성과 비누의 세척력을 가진 수세미를 개발할 수는 없을까 하고 고민했다. 자기 부엌에서 콕스는 작은 정사각형의 강면 수세미를 비누용액에다 적셨다. 수세미가 마르..
서양생활사- 부엌의 역사 7 플라스틱 셀룰로이드 플라스틱은 처음 나왔을 때 공상 과학 영화에 가끔 나오는 소도구처럼 보였다. 플라스틱 여과기는 뜨거운 물에서 비틀리고 꼬였으며 플라스틱 냉장용기는 찬 곳에 들어가면 깨져버렸다. 또 플라스틱 접시는 햇빛 비치는 부엌에 놓아두면 녹아서 새고 말았다. 사람들은 플라스틱이 대용품이긴 하나 아주 형편없는 대용품이라고 불평했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이었다. 플라스틱은 실제로 상아에 대한 값싼 대용품으로 개발되었다. 미국 플라스틱 산업은 1868년 상아가 너무나 부족해서 뉴 잉글랜드에서 당구공을 제작하던 사람들이 적절한 대용품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1만 불을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뉴욕 주 올바르니 출신의 젊은 인쇄공 존 웨슬리 하이야트는 자신이 셀룰로이드라고 이름 붙이고 1872년에 상표 등록을..
서양생활사 - 부엌의 역사6: 휘슬주전자/커피포트/파이렉스/전자레인지 휘슬주전자 주전자는 휘슬과 마찬가지로 원시시대에 사용되었던 물건이다. 고고학자들은 마야 유적에서 여러 개의 휘술 주둥이가 달린 2천년 된 질그릇을 발굴했다. 물을 한쪽 구멍으로 따르면 다른 구멍에서는 약하고 가는 휘파람 소리가 났다. 이것이 역사상 최초의 휘슬주전자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역사적 기록으로는 뉴욕 출신의 은퇴한 조리기기 회사 중역인 조셉 블록이 1921년 독일의 차 주전자 공장을 견학하다가 휘슬 주전자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것으로 되어 있다. 뉴욕에서 자란 블록은 요리가 끝나면 휘파람 소리를 내는 압력 감자 찜통을 디자인하는 것을 보았다. 수십년 후 독일의 웨스트팔리아의 주전자 공장에서 이 기억이 순간적으로 블록의 마음에서 되살아났고 변형물을 생각나게 한 것이다. 이 아이디어에 이끌린 ..
서양생활사 - 부엌의 역사5- 4000년 빵굽는 역사 100년 동안의 혁신:토스터 토스터 기원전 2600년경에 이집트인들이 처음으로 빵을 굽기 시작한 이래 인간은 토스트를 먹어왔다. 그러나 이집트인들은 오늘날 우리가 빵을 굽는 이유와는 좀 다른 이유로 빵을 굽기 시작했다. 그들은 맛이나 감촉을 변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 습기를 제거할 의도로 빵을 구웠다. 구운 빵은 곰팡이나 포자가 적어서 이집트인들의 부엌 선반에서 더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4천년 이상 동안 전세계 사람들은 이집트인들이 그랬듯이 빵을 구워왔다. 꼬챙이에다 걸쳐서 불 위에 구웠다. 18세기 영국인들과 미국인들이 '토스터toaster' 라고 불렀던 도구 또한 손잡이가 긴 포크 두개를 조잡하게 연결하여 가운데에다 밀가루 반죽을 끼워 불 위에 굽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화로 열기가 일정치 ..
서양생활사 - 부엌의 역사 4 알루미늄 호일/깡통따개/보온병 알류미늄 호일 부엌에서 쓰는 알루미늄 랩은 담배와 딱딱한 캔디를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개발됐다. 1903년에 리처드 에스 레이놀즈가 삼촌인 담배왕 알 알 레이놀즈 밑에 들어가서 일할 당시 담배와 연초는 습기를 막기 위해 얇은 양철과 납의 합금판에 싸여 있었다. 이 호일(foil) 기술을 익힌 후 리처드는 1919년 켄터키 주 루이빌에 U.S.호일 이라는 회사를 차려, 담배 공장 뿐 아니라초를 입힌 종이보다 호일이 방습이 더 잘된다는 것을 알게 된 제과업자에게도 양철납 합금 랩을 공급했다. 알루미늄의 값이 20년대 후반에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리처드 레이놀즈는 이것을 담배와 캔디 포장지로 이용할 생각을 했다. 레이놀즈는 가볍고 부식이 없는 알루미늄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레이놀즈 금속' 이..
서양생활사 - 부엌의 역사3: 알루미늄 그릇/식기 세척기/믹서 알루미늄 그릇 도자기 그릇을 독일인들은 조리용으로, 영국인들은 가정과 병원의 소독용으로 사용했다면, 프랑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세계 최초의 알루미늄 접시로 손님을 대접했다. 그 당시 금 접시보다 비쌌다고 한다. 새로 채굴된 금속인 알루미늄은 1파운드에 600불에 팔렸는데, 1820년대에 이르러 유럽 귀족들은 금과 은 식기를 치우고 알루미늄 접시, 컵, 그리고 식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세상의 알루미늄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 적극적인 채굴과 전기 추출 기술의 개발로 1890년에는 가격이 1파운드에 2불 25센트로 곤두박질했다. 이렇게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정주부들은 알루미늄 기구로 조리하는 것의 이점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두 가지 사건, 기술적 진보와 백화점의 시범이 생각을 바꾸게 ..
서양생활사 - 부엌의 역사2. 레인지 레인지 화로 주변을 벽돌로 쌓은 것이 최초의 레인지였는데, 이것은 열을 받는 윗부분과 주전자와 소스팬을 데우는 시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1630년에 영국 발명가 존 십스로프는 이 장치를 철제로 만들어 특허를 신청했다. 이것은 가정용 연료로 나무를 대신하게 될 석탄으로 가열되었다. 그러나 불위에 직접 굽지 않고 통 속에 넣어 불 위에다 요리를 한다는 생각은 당시 사람들에게 그렇게 빨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다가 열을 전달하는 매체인 레인지 윗부분을 먼저 데워야 했기 때문에 조리시간도 길었다. 바바리아의 폰 룸포르트라는 백작도 콤팩트하고 효율이 좋은 레인지를 개발하려고 일을 착수했으나 두 개의 다른 부엌 살림을 만드는 결과만 초래했을 뿐이다. 1753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워번에서 출생한 그는 본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