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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인문 역사

서양생활사 - 비누&세제 & 표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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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누와 세제

 모든 세제는 비누라고 할 수 있지만 비누는 세제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구분은 세제가 없어서 비누 한 장으로 빨래를 하거나 머리를 감아 본 사람에게는 실용적인 면에서 사소한 것이 아니라 아주 중요한 것이다. 비누는 물에서 침전물을 형성하여 욕조 주위에 자극을, 유리컵에 흰 찌꺼기를 , 세탁기의 헹군 물에 끈적끈적한 거품을, 머리에 끈끈한 막을 남긴다. 게다가 보통 비누로 세탁한 옷은 다림질할 때 노란 얼룩을 만든다.

 이러한 좋지 못한 특성은 3500년 동안이나 사용되어 온 비누가 물 속에 있는 광물질이나 산과 반응하여 씻겨 내려가지 않는 비용해 분자를 만들기 때문이다. 합성세제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890년대에 특별히 만들어졌다. 이것은 1차대전 중에 독일인들이 전쟁 중의 실용적인 이유로 다량으로 생산했다. 즉, 비누를 만드는데 쓰이는 귀중한 유지가 군사 차량이나 무기 윤활유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제가 일으킨 혁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상품으로서 비누의 중요성과 발전사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비누는 언제나 지방으로 만들어졌다. 지금으로부터 2600년 전 페니키아인들은 염소 지방과 목탄을 섞어서 세계 최초의 비누를 만들었다. 지중해를 항해하던 타고난 상인이었던 페니키아인들은 비누를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에게 소개했고, 로마의 작가 플리니에 의하면 갈리아 사람들에게는 이것을 변비 치료제로 팔았다고 한다. 

비누

 11세기 베니스에서는 비누 제조법이 번창하는 사업이었고, 역사상 어느 시점에서는 비누에 가하는 세금이 너무 비싸서 사람들이 밤중에 자신들이 쓸 비누를 몰래 만들기도 했다. 19세기 독일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한 국가의 부와 문명 정도가 비누 소비량에 의해 측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초의 시판용 세척제가 등장한 것은 폰 리비히가 살던 시대였다. 비누에다가 마찰력이 강하고 비용해 물질(활석이나 백악 같은 부드러운 물질, 혹은 부석이나 석영같이 거친 물질)을 섞어서 우수한 연마제가 생산되었다. 빨간색, 노란색의 표지에 병아리가 그려진 본아미는 1886년에 발명되었으며, 초기 세척제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 중의 하나였다.

 

 이 무렵에서야 비로소 화학자들은 비누가 때를 씻어내는 신비를 풀기 시작했다. 비누는 2개의 다른 팔을 가진 분자로 구성되어 있다. 한쪽 팔은 물 분자에 달라붙기를 좋아하고, 다른 팔은 물을 싫어하며 먼지나 기름 분자에 달라붙는다. 그래서 세탁을 한 물이 씻겨나갈 때는 때와 기름도 함께 빠지는 것이다. 화학자들은 물을 좋아하는 팔을 '친수성', 물을 싫어하는 팔을 '소수성'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다용도 세제로서의 비누의 명성은 도전받기 시작했다.

고대의 올리브 비누

 1890년 독일 화학자 크라프트는 어떤 분자가 비누 물질은 아니면서 알콜과 결합했을 때 비누처럼 거품을 만드는 것을 목격했다. 크라프트는 세계 최초의 세제를 내놓았으나 당시 발견은 어느 누구의 관심도 끌지 않았다. 단지 화학적인 신기한 일로만 남아있었다. 

 

 그런데 1차 대전이 일어났다. 연합군은 독일군이 윤활유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천연유지의 공급을 차단했다. 비누의 유지가 대용으로 사용됨에 따라 비누 자체는 독일에서 아주 귀한 물건이 되었다. 군터와 헤쩌라는 2명의 독일 화학자는 크라프트의 발명품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네칼Nekal이라는 최초 판매용 세제를 만들었다. 그들은 이것이 전시에 비누 대용품으로만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제가 비누보다 유리한 점이 너무 빨리 드러났다. 1930년까지는 세계의 산업화된 국가 대부분이 찌꺼기나 때를 남기지 않고 여러 면에서 비누보다 우수한 합성세제를 다양하게 생산하게 되었다.

 

 이때에 가장 인기있는 다용도 가정용 세제는 '스픽 앤 스팬Spic and Span이었다. 전적으로 현대적인 상품이지만 이 이름은 16세기 네덜란드 선원들이 새로 만든 배를 지칭할 때 쓰는 표현에서 나왔다. 네덜란드어로 스픽스플린터뉴(spiksplinternieuw)라고 하면 못이나 나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배의 모든 것이 새것이라는 뜻이었다.

 

영국사람들이 나중에 이 말을 영어로 스픽 앤 스패뉴spic and spannew라고 브르게 되었고, 미국 선원들이 스픽 앤 스팩 spic and span 이라고 미국식으로 불렀다. 선원들의 표현인 스픽 앤 스팬은 일단 상표가 되자 일상언어가 되었다. 그 이후부터는 점 하나 없이 깨끗하거나 아주 새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 되었다.

스픽앤스팬 광고

 1946년에 처음으로 성공한 가정용 세탁세제가 등장했다. 타이드Tide라는 상표명을 붙인 이 제품은 미국의 모든 가정주부가 세탁기 없이는 못살겠다고 마음먹은 바로 그 시기에 등장했다. 타이드는 나오자마자 성공했고, 오늘날 슈퍼마켓 선반을 장식하고 있는 많은 세제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타이드 광고물

 

    표백제

억지로 선전하지 않아도 가정주부들은 여러 가지 점에서 세제가 비누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제가 처음 나왔을 때 판매에 도움이 되었던 한 가지 요소는 옷을 백색보다 더 희게 만드는 형광 표백제 첨가였다.

 1929년 세제에다 사실상 형광 염색제라고 할 수 있는 형광물질을 약간 첨가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한 사람은 또 다른 독일 화학자 한스 크라이스였다.

 

 이 화학물질은 세탁하는 동안 의복 조직 속으로 들어가서 헹굼을 해도 빠져나가지 않았다. 이것은 조직의 일부가 되었다. 그리고 형광물질은 간단한 화학적 작용을 통해서 옷을 눈부시게 빛낙 하는 효과를 냈따. 옷을 햇빛에 입고 나가면 형광물질이 눈에 보이지 않는 태양의 자외선을 약간 푸른빛이 나는 색으로 변화시켰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옷은 보통 때보다 더 많은 빛을 반사하게 된다. 그래서 옷이 더 깨끗하지는 않으면서도 더 흰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한스 크라이스는 평광 화학물질의 이점이 또 있는 것을 알아냈다. 형광물질에서 반사된 빛의 색조는 스펙트럼에서 푸른 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원래의 옷 속에 있는 노란색을 보완하여 밝을 뿐만 아니라 더 희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독일 화학회사 파르벤에서는 시각적 표백제로도 최초 특허를 땄다.

각종 표백제

 개인 위생의 면에서 세제가 비누를 완전히 몰아낸 것은 아니지만 산업화된 국가에서는 세제 사용이 비누 사용을 3배나 초과하고 있다. 오늘날 1인당 비누와 세제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그 뒤를 스위스와 서독이 쫓고 있다. 역으로 비누 사용이 가장 적은 나라는 핀란드, 그리스, 아일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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