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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상식

세계 최초의 전화상대는?/퓰리처상을 만든 플리쳐/링컨의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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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전화상대는?

전화는 통화할 상대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 걸 곳도 없고 걸려올 곳도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세계 최초로 전화를 설치한 사람이 그런 상황을 겪었다. 그레이엄 벨이 발명한 전화기가 일반인들에게 판매된 것은 1877년이며, 그해 4월 4일 미국 보스턴의 부호 찰스 윌리엄스의 집에 세계 최초로 전화기가 설치되었다.

당시의 전화는 교환수를 통해 상대방을 호출하는 식으로 운영되었는데, 윌리엄스는 전화를 설치했지만 정작 전화를 걸 상대가 없었다. 전세계를 통틀어 전화가 있는 곳이 자신의 집뿐이었으니까 ㅋㅋㅋ. 그래서 그는 곧 자기 사무실에도 전화를 놓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3개월 후 보스턴의 전화 가입자 수는 무려 800여 명으로 폭증하기 시작했다.

 

플리쳐상을 만든 플리쳐

요즘의 월간지나 주간지에는 대개 늘씬한 미녀 사진이 실린다. 이런 발상을 최초로 한 것은 '플리쳐상'을 만든 조셉 플리쳐다.

조셉 퓰리쳐

1883년, 적자로 허덕이던 뉴욕월드紙를 인수한 그는 철저한 선정주의를 고수하며 '사교계를 우아하게 채색하는 여성들'이라는 주제로 브루클린의 젊은 아가씨 사진을 연재했다. 그러는 동안 판매부수는 훌쩍 늘었다. 플리쳐의 사업 방식이 부도덕하다며 맹렬히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잡지의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해준 멋쟁이 아가씨들은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았다' 라고 받아치며 연재를 이어갔다. 점차 다른 잡지들도 그를 따라서 미녀 사진을 싣기 시작했다.

 

링컨의 표절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 미국 대통령 링컨의 이 게티스버그 연설은 가장 유명한 명언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민주주의의 본질을 담고 있는 이 말은 사실 원작자가 따로 있다. 1850년대, 링컨처럼 노예제 폐지를 위해 헌신했던 테어도어 파커 목사다. 그의 연설과 설교를 모아놓은 책에는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모든 사람에 의한, 모든 사람을 위한 직접정치다' 라는 문장이 있다. 이 책을 읽은 링컨은 이 구절의 어감을 다듬어 '모든 사람을'을 '국민'으로 바꾸어 사용한 것이다. 그러니 링컨은 테어도어 파커 목사의 말을 표절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학적으로는 링컨은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한 것이다. 즉 표절은 했어도 오히려 원본보다 그 의미의 가치는 더 중요해졌기에 표절이면서 동시에 창작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은 말 그대로 인간 전체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민'으로 바꾸는 순간 그것은 국적을 가진 인간, 즉 특정 국가의 국적을 가진 인간이라는 의미로 한정된다. 바로 이것이 근대 민주주의 국가관의 요체다. 모든 사람이라면 외국인도 사람이고 총칼로 쳐들어오는 적도 사람이다. 이래가지고서는 민주주의나 정치나 질서가 없다. 그래서 링컨은 모든 사람이 아니라 국가에 소속된 사람을 지칭한 것이다. 테어도어 파커 목사가 숭고하게 인간의 존엄성으로 민주주의를 뜻풀이했다면 링컨은 명확한 현실 정치에 필요한 국민 개념을 구체화시킨 것이다. 이는 위대한 정치적 의미구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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