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우리나라 쥐잡기 운동이 토종 여우를 멸종시켰다고?
우리나라 전설이나 민담에는 여우가 자주 등장한다. 여우는 산속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마을 가까이 있는 구릉이나 야산에 살고, 저녁 무렵 활발히 움직이는 쥐를 잡아먹고 산다. 게다가 한반도 전역에 사는 토종 여우의 개체 수가 상당했다. 당연히 사람의 눈에 자주 띄었고 민담의 소재가 된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 전국 곳곳에 살았다던 여우가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 1960년대 대대적으로 펼친 쥐잡기 운동이 원인이다. 1962년 쥐잡기용 국가 예산 8억 2000만 환이 책정돼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대되었다. 쥐덫도 보급하고 고양이를 기르자는 캠페인도 벌였다.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 는 구호 아래 1970년대에는 1년에 수차례 같은 시간에 일제히 쥐약을 놓는 행사도 벌어졌다. 사람들이 먹을 식량도 부족한 판에 쥐가 먹어치우는 곡식이 곡식 생산량의 10%나 되었다.
그런데 쥐는 여우의 주요 먹이였다. 쥐가 급속도로 줄어든 데다가 쥐약을 먹은 쥐를 잡아먹고 여우가 죽는 일도 속출했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여우는 2004년 강원도 양구대암산에서 사체가 발견된 이후 더 목격되지 않았다. 2004년 발견된 사체가 토종 여우인지 수입산인지 확실치 않다. 확실한 토종여우의 마지막은 1978년에 지리산에서 발견된 여우가 마지막이었다. 따라서 사실상 토종 여우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외국에서 토종 여우와 유전자가 같은 여우를 수입해서 복원 중에 있다.
1970년대 외화벌이가 한창일 때는 오줌도 사고 팔았다고?
'여러분의 오줌이 귀중한 외화를 벌어들입니다. 한 방울이라도 통 속에!' 1970년대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에는 오줌이 해외로 수출된다는 설명과 함께 이 같은 문구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심지어 학교에도 오줌을 수집하는 흰색 플라스틱 통이 비치돼 있었다. 과연 오줌을 모아 어떻게 외화를 벌어들였을까?
오줌은 화학 처리를 거쳐 일본, 독일 등에 수출되었다. 사람의 신선한 오줌에 존재하는 혈전 용해 성분은 흔히 중풍이라 일컫는 뇌졸증을 치료하는 약을 만드는 주요한 원료다. 이 사업을 주도한 회사는 유명한 제약사인 녹십자다. 쓸모없던 오줌으로 필수 의약품을 만들어 수출까지 했다며 1970년대에 크게 주목받았다. 비공식적으로는 1980년대에도 흰색 플라스틱 통이 학교 화장실에 배치된 사례가 있다.
일본의 덴푸라 유래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사 먹을 수 있는 튀김을 '덴푸라' 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부르곤 한다. 사실 덴푸라 또한 순수한 일본어가 아니다. '사계제일(四季齎日)'이란 뜻인 라틴어 '쿠아투오르 템포라(Quatuor Tempora)'에서 온 말이다. 그것도 음식 이름과 전혀 관계 없는 교회 용어다. 과연 해산물이나 채소를 튀긴 음식에 왜 사계재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일본이 1570년대 나가사키에서 서양과 교류를 허용하자 예수회 소속 포르투갈 선교사들이 일본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선교사들은 금육(禁肉)을 지키기 위해 고기 대신 새우나 생선을 튀겨먹곤 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기름에 튀긴 음식이 드물어 이 튀긴 음식은 큰 관심을 받았다. 일본인들이 음식의 정체를 묻자 선교사들은 음식과 함께 '사계의 재(齎)'에 관해 설명했다. 사계재일, 사계의 재는 계절마다 각각 3일씩 속죄하는 마음으로 단식과 금육을 지키며 기도하던 때를 말한다. 중세 시대에는 이 시기에 평소보다 많이 봉헌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줬으며, 죽은 이를 추모했다. 설명을 들은 일본인들은 튀김을 '템포라'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덴푸라'라는 말로 변형되었고 처음에는 일본 상류층이 먹는 고급음식으로 여겨지다 1700년대 후반 대중에게도 널리 퍼졌다. 한편 서양 교회를 중심으로 널리 지켜지던 쿠아투오르 템포라(사계재일)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폐지되었다. 하지만 사계재일의 단식은 각국 주교회의가 정하는 특별한 때에 지켜지고 있다. 금육수행을 위한 천주교 용어가 일본 음식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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