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와 보어전쟁
유럽에서 19세기까지 손목시계는 여성 전유물이었다. 유럽 왕실들의 여성 귀족을 중심으로 리슬릿(wristlet)이라 불리는 팔찌 형태의 손목시계가 장신구로 인기를 끌었다. 이 시계에는 각종 보석과 아름다운 문양을 새기는 것이 유행이었다. 당시 남성은 주로 회중시계를 착용했고, 남녀 구분이 확실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손목시계 착용은 남성에게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졌다고 한다.
그러던 금기가 보어전쟁을 계기로 깨진다. 보어전쟁(1899~1902)은 영국이 남아프리카 일대 네덜란드계 보어인들과 두 차례에 걸쳐 치른 전쟁이다. 이 전쟁은 철조망과 기관총, 수류탄 등 현대전 무기들이 처음으로 대량 활용된 본격적인 현대전으로 알려졌다.
약 3만 명의 주민들이 학살된 이 끔찍한 전쟁에서 남성들은 손목시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서 본 다음에 도로 집어넣을 여유조차 없는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이전의 전쟁과 달리, 분당 수천 발의 총알을 쏟아내는 기관총의 등장은 관습을 단숨에 바꿀 만큼 강력했다.
중남미에서는 바나나 회사가 '문어' 라고 불린다고?
19세기 말 중남미의 작물이었던 바나나가 서서히 북미에 전해졌다. 앤드루 프레스턴이라는 상품 바이어는 자메이카에서 들어오는 바나나를 매집하고 팔아 엄청난 이익을 얻었다. 뛰어난 사업가였던 프레스턴은 1885년 또 다른 바나나 사업가인 베이커와 동업을 시작했다. 그리하여 세계 최초의 바나나 회사인 보스턴푸르츠사(Boston Fruits Company)가 설립되었다. 이 회사는 현재도 여전히 치키타(Chiquita)라는 대형 바나나 회사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프레스턴은 바난 산업을 혁신한 사업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바나나 증기선을 도입하여 가리브해를 통과하는 운송 기간을 불과 5일로 줄였고, 바나나가 지나치게 익는 것을 막기 위해 업계 최초로 냉장 운송을 도입했다. 이렇게 문어발 확장을 하다보니 보스턴푸르츠는 냉장창고, 해운, 철도 등 10개가 넘는 자회사를 거느리게 되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지금도 중남미에서는 바나나 회사를 엘 풀포(El pulpo), 즉 '문어' 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문어발 확장이라는 말이 있는데 외국에서는 아예 문어라고 부르고 있으니 인상적이다.
알 카포네가 세탁소 주인이었다고?
알폰소 카포네(Alphonse Gabriel Capone)는 '알 카포네'라고 불리며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조직 범죄단을 이끌었던 전설의 갱단 두목이다.
그는 1928년 세탁소 새니터리클리닝숍(Sanitary Cleaning Shops)을 차렸다. 주류 판매, 도박, 매춘으로 벌어들인 돈을 '돈 세탁' 하기 위해서였다.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돈의 경로를 지워내고 안전하게 사용하려고 합법적인 세탁소 사업까지 벌인 알 카포네. 과연 자전적 이야기가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범죄자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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