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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전설 귀신 요괴 괴물

벨레로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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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레로폰은 키메라를 죽인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다. 키메라 또는 키마이라는 터키 남서부 지방인 리키아에 살았다는 상상의 괴물이다. 이 지역 전설에 따르면 키메라는 머리와 몸통은 사자인데 몸통에 염소 대가리가 붙어있고 꼬리는 뱀으로 입에서 불을 내뿜는다. 성질이 포악해서 제멋대로 사람이나 짐승을 죽이고 숲과 농작물을 불태워버리는 흉악한 놈이다.

키메라가 온갖 악행을 저질러 그 지역 사람들이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못할 즈음, 코린토스에 벨레로폰이라는 영웅이 있었다. 그는 코린토스 왕의 아들로 감히 대적할 자가 없을 만큼 힘이 뛰어나 못하는 것이 없었다. 그러한 그에게 한 가지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벨레로폰은 하늘을 날아디는 페가수스를 알고 있었다. 페가수스는 괴물 메두사가 목이 잘려 죽을 때 쏟아진 피에서 태어난 말이다. 하지만 페가수스는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아다니므로 아무도 잡을 수가 없었다.

 벨레로폰은 유명한 예언가이자 점술가인 폴리이도스를 찾아가 어떡하면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겠냐고 물었다. 벨레로폰이 왕자이며 영웅이었기에 점술가는 방법을 알려줬다.

 "아테나 신전에 가면 황금 재갈과 황소 한 마리가 있을 것이오.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구해서 황소는 페가수스를 탄생시킨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바치고, 페가수스에게는 황금 재갈을 물리시오. 그러면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오."

키메라를 죽이는 벨레로폰

 벨레로폰이 아테나 신전으로 갔더니 과연 황소 한 마리와 황금 재갈이 있었다. 어렵지 않게 원하는 것을 얻은 벨레로폰은 황소를 포세이돈에게 바치며 제사를 지냈다. 그랬더니 페가수스도 얌전해져서 쉽게 황금 재갈을 물릴 수 있었다. 드디어 하늘을 나는 말을 얻은 벨레로폰은 기고만장해졌다. 그는 교만해지고 거만해져 거드름을 피우다가 사람을 죽이는 죄를 짓고 말았다. 그때문에 코린토스에서 쫓겨난 그는 이웃나라인 아르고스로 피신해 자신의 죄를 씻으려 했다.

 

 벨레로폰은 영웅답게 당당한 체구의 미남이었다. 아르고스 왕비가 그를 보자마자 성적 충동을 느끼고 유혹했다. 하지만 죄를 씻으려는 벨레로폰으로서는 왕비의 유혹을 거절해야만 했다. 그러자 화가 난 왕비는 남편인 왕에게 벨레로폰이 자기를 농락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르고스 왕은 아내의 말을 듣고 격노했지만 영웅으로 알려진 벨레포폰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리키아에 사는 장인에게 벨레로폰을 보내면서 그를 죽이라는 비밀편지를 함께 보냈다. 하지만 왕의 장인도 벨레로폰이 죽이기 아까운 비범한 인물임을 알아보고, 리키아에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는 악명높은 괴물, 키메라를 없애달라고 벨레로폰에게 부탁한다. 이에 키메라를 찾아나선 벨레로폰 곧 입에서 불을 내뿜고 있는 괴물을 발견했다. 직접 맞서면 불리하다고 판단한 그는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을 날며 활을 쏴서 키메라의 머리에 명중시켰다. 벨레로폰이 리키아를 온통 공포에 몰아넣었던 괴물 키메라를 물리친 것이다.

 아르고스 왕의 장인은 크게 기뻐하며 벨레로폰에게 리키아를 괴롭히는 침입자들을 물리쳐달라고 다시 부탁했고, 그는 페가수스를 타고 침입자들의 머리 위로 날아다니며 모두 물리친다. 왕의 장인은 감동해서 그를 죽이기는커녕 자기 딸까지 준다. 

 하늘을 나는 페가수스 덕분에 더욱 유명한 영웅이 되고 아내까지 얻은 벨레로폰은 또다시 거만해지고 교만해져 온갖 위세를 떨면서 더 큰 욕심을 드러낸다.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 높은 곳까지 날아오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상에는 자기와 맞설 자가 아무도 없으니 하늘의 신들과 맞서서 그들을 이기고 싶었다.

 벨레로폰은 곧 자신의 허황된 욕망을 실천에 옮겼다. 페가수스를 타고 하염없이 하늘로 높이 올라갔다. 그러자 최고신 제우스가 벨레로폰을 지켜보며 그의 교만함에 격노했다. 제우스는 등에를 내려보내 페가수스를 찌르게 했다. 

 갑자기 독침에 찔린 페가수스가 고통스러워 몸통을 뒤흔드는 바람에 등에 타고 있던 벨레로폰은 드높은 하늘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쳤고, 눈이 멀고 절름발이가 되어 평생 부랑자로 이곳저곳을 떠돌며 비참하게 살아야 했다. 하지만 천마 페가수스는 천상의 여신들 곁에서 살았으며, 제우스 신이 일으키는 번개를 지상으로 나르는 일을 했다고도 한다.

 괴물 키메라에 대한 전설은 리키아 지역에 있는 화산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흔히 키메라산으로 불리는 이 산은 지금도 천연가스가 분출돼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괴물 키메라가 입으로 불을 뿜는 이유다. 

 또한 이 산의 꼭대기 부분은 화산의 영향으로 따뜻해서 사자가 서식하고 있으며, 산중턱 목초지는 염소가 살기에 좋고, 산 전체에는 독사를 비롯한 뱀들이 많다고 한다. 그것에 기인해서 머리는 사자, 몸통에 염소대가리, 꼬리는 뱀이 합쳐진 괴물 키메라가 탄생했다. 

키메라

 키메라 현상이라는 용어도 있다. 한 개체 안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유전형질을 가진 동종의 조직이 함께 존재하는 현상이다. 키메라가 하나의 생명체이면서도 사자, 염소, 뱀의 서로 다른 형질을 지니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 용어다.

 키메라 증후군도 있다. '쌍둥이 실종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여성이 자궁에 쌍둥이를 잉태한 것이 확인됐는데 어느 순간 쌍둥이 가운데 한 명이 사라져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벨레로폰은 페가수스를 얻고 나서 교만하고 오만방자해져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고 천상의 신들과도 맞서보겠다는 탐욕과 야심을 가졌다. 그 때문에 그는 결국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서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져 눈이 멀고 절름발이가 됐다.

 하늘을 날고 싶은 것은 인간의 가장 큰 환상이어서 벨레로폰 뿐만 아니라 여러 신화에서 다루어진다. 메두사의 목을 자른 영웅 페르세우스도 메두사를 죽인 뒤에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신발을 신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이카로스는 인간의 탐욕이 가져오는 비극을 잘 보여준다. 이카로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정치적 이유로 그리스 남부 크레타 섬의 미궁에 갇혀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탈출할 계획을 세우고 새의 날개 깃털을 모아 실로 엮고 밀랍을 발라 날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함께 갇혀 있던 아들 이카로스에게 탈출할 때 주의사항을 일러줬다.

 

 "너무 높이 날면 태양열에 밀랍이 녹아서 떨어지니까 너무 높게 날지 마라. 또 너무 낮게 날면 바닷물의 습기가 날개를 무겁게 하니 너무 낮게 날지도 말라. 하늘과 바다 중간쯤을 날아야 한다. 내 말을 결코 잊지 마라."

이카로스의 추락

 마침내 두 사람은 날개를 달고 미궁에서 탈출하고자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런데 이카로스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뻐서 아버지의 주의를 깜빡 잊고 점점 더 높이 날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신바람이 난 이카로스는 더욱더 높이 날다가 날개를 붙인 밀랍이 태양열에 녹는 바람에 바다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이렇게 벨레로폰도 이카로스도 과도한 욕심이 파멸을 가져온다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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