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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전설 귀신 요괴 괴물

켄타우로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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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켄타우로스는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네 발 달린 말 형태의 반인반수 종족이름으로, 괴물이라기보다 복수의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켄타우로스족으로 지칭한다. 반인반수 종족이지만 인간들과도 기꺼이 지낸다. 짐작컨대 그리스에 유입한 기마부족을 상징하는 신화일 것이다.

그리스 중동부 테살리아에 익시온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올림포스 신들의 잔치에 초대 받았다. 그런데 익시온이 제우스의 아내이자 누이인 헤라를 보고 첫눈에 반해 접근했다. 하지만 제우스가 그 낌새를 눈치채고 구름을 헤라의 모습으로 바꿔 익시온에게 보낸다. 익시온은 구름을 헤라로 착각하고 성관계를 가졌는데 그 사이에서 태어난 괴물이 켄타우로스로 반인반수 종족의 시조가 됐다. 

 초원에서 무리지어 사는 켄타우로스는 그들의 하반신인 말처럼 성질이 거칠고 난폭하고 야만적이었으며 동물적인 본능으로 섹스를 무척 좋아하는 음란하고 저속한 괴물들로 묘사됐다. 심지어 그들은 '먹고 자고 배설하고 섹스하는 것'이 전부라는 혹평을 들었다. 또한 그들은 술을 무척 좋아해서, 라피타이 부족의 왕 페이리토스의 결혼식에 참석해서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리다가 인간들과 큰 다툼이 벌어진 뒤부터는 인간들과 거리가 생겼다고 한다.

 켄타우로스와 관련된 영웅이 헤라클레스다. 천성이 바람둥이인 제우스가 유부녀인 알크메네를 건드려 낳은 아들이 헤라클레스다. 그녀의 남편이 전쟁터에 나간 사이, 제우스가 남편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접근해서 성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무척 아끼며 그에게 강한 힘을 갖게 하고 앞으로 왕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안 헤라가 분노와 질투심에 불타서 가만있지 않았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워 낳은 헤라클레스를 심하게 학대하며 그가 큰 고통을 받거나 죽게 하려고 그 누구라도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온갖 위험한 모험을 끊임없이 강요했는데 그 종류가 12가지였다. 그래서 이것을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이라고 한다. 바로 그 12가지 과업 가운데 하나가 천하무적 괴물 히드라를 죽이는 것이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히드라는 머리가 9 개 달린 괴물 뱀이다. 히드라는 그리스어로 '물뱀'을 뜻한다고 한다. 9개의 머리 가운데 8개 머리는 죽일 수 있지만 가운데 있는 머리 한 개는 절대로 죽일 수 없을 뿐 아니라 다른 머리들을 잘라내면 그 두 배의 머리가 새로 생겨난다고 한다.

 더욱이 히드라의 숨과 피부에서 스며나오는 점액에는 맹렬한 독성이 있어서, 그의 입김을 들이마시거나 몸에 닿기만 해도 순식간에 몸이 썩어버려 생명을 잃기 떄문에 신들조차 감히 히드라를 건드리지 못했다.

 헤라클레스는 자신을 자기 아버지보다 좋아하는 조카이자 영웅인 이올라오스와 함께 히드라를 찾아나섰다. 괴물 히드라는 그리스 남부 아르고스 근처에 있는 늪에 살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히드라가 사는 동굴 앞에 불을 피워 연기를 굴 안으로 들어가게 해서 히드라가 밖으로 나오자 달려들어 히드라의 머리를 하나씩 잘라버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두 배의 머리가 더 생겨났다. 그러자 조카가 머리가 잘린 부분을 횃불로 지져버렸다. 하지만 결코 죽일 수 없다는 한 가운데 있는 머리는 칼로 자를 수가 없었다.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헤라클레스는 거대한 바윗돌을 집어던져 히드라의 가운데 머리를 깔아버렸다. 헤라클레스와 조카 이올라오스가 마침내 히드라를 죽였다.

 질투심에 불타는 제우스 아내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죽이려고 히드라와 같은 늪지에 사는 괴물게 카르키노스에게 헤라클레스의 아킬레스건을 물어서 잘라버리라고 했따. 하지만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와 정신없이 싸우면서도 자기에게 다가온 카르키노스를 밟아 죽였다.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에게서 얻은 맹독을 자신의 화살촉에 발라 그 뒤 어떤 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

 

 그럴 즈음 케타우로스의 뱃사공인 네소스가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를 끈질기게 유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실을 알고 격노한 헤라클레스가 켄타우로스의 근거지를 찾아가 독화살로 네소스를 죽였다.

 그런데 네소스가 죽으면서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에게 자신의 피를 잘 보관하라면서, 그 피는 사랑의 묘약이라며 그 피를 묻히면 멀어졌던 사랑도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헤라클레스가 이올레라는 여자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남편을 이올레에게 빼앗길까봐 걱정하던 터라 데이아네이라는 네소스의 피를 받아 보관했다.

 

 헤라클레스가 네소스를 죽이려고 독화살을 잇달아 쏘다가 뜻하지 않게 케이론도 독화살을 맞아 죽고 말았다. 케이론은 켄타우로스의 가장 뛰어난 현자로 죽은 사람도 소생시킨다는 의술은 물론 사냥, 음악, 예언 등 모든 것이 뛰어나서 수많은 영웅들의 스승이었다. 헤라클레스와 트로이 전쟁 영웅 아킬레우스도 그의 제자였다. 헤라클레스는 뜻하지 않게 자신의 스승을 죽인 것이다.

 

 그때문에 충격을 받은 헤라클레스는 연인 이올레를 만나 마음을 달래려고 했다. 이런 사실을 눈치챈 데이아네이라가 남편의 사랑이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헤라클레스에게 네소스의 피를 묻힌 옷을 입혔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헤라클레스가 쓰러져 죽고 말았다. 괴물 히드라의 맹독을 묻힌 독사살을 맞은 네소스의 피에도 히드라으 맹독이 스며든 것이다. 결국 네소스가 헤라클레스에게 복수를 한 것이다.

 로마 황제였던 네로가 괴물 히드라를 찾았다고 한다. 히드라 가운데 머리는 영원히 죽지 않는데 바윗돌에 깔려 죽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어딘가 살아 있을 것으로 믿고 대대적으로 수색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 사람들은 히드라를 죽인 헤라클레스와 그를 따라간 조카 이올라오스는 서로 사랑하는 동성애 관계였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에 따라 그리스 테베에 있는 헤라클레스의 사당은 동성애자들이 찾아와 사랑을 맹세하는 장소가 됐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 등장한 괴물들은 모두 죽고나서 별자리가 되었다. 히드라는 물뱀자리, 카르키노스는 게자리, 켄타우로스는 켄타우로스 자리가 됐다. 

 

 신화와 전설에는 그 당시 시대상황이 직간접적으로 담겨 있다. 켄타우로스는 농경생활을 하던 그리스에 기마유목민족이 대규모로 와서 서로 대립하고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처음에는 인간과 가깝게 지내다가 술먹고 난동을 부려 인간과 멀어지게 됐다는 켄타우로스족 이야기는 기마유목민족이 유입되서 토착 그리스인들과 처음에는 문제없이 지내다가 아무래도 이민족이라 갈등과 충돌이 일어났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히드라는 완전 괴물, 켄타우로스는 반인반마, 헤라클레스는 신의 아들이지만 영적인 인간으로 볼 수 있다. 초능력을 지닌 괴물, 특수한 기량을 지닌 반인반수는 마침내 인간 영웅에게 굴복한다. 인간의 본선인 질투와 시기심은 영웅적인 인간마저 파멸시킬 수 있음도 이야기한다. 헤라클레스는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인데 정작 헤라클레스는 헤라의 아들이 아니라 인간 유부녀와 신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나서 헤라의 미움을 받았으니 자신의 이름과는 다른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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