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靑龍)
동방의 동서남북 각 방위 및 4계절을 상징하는 사방신(四方神 또는 四神)의 하나로 일원 중 가장 강한 힘을 갖고 있다.
사방신은 흔히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로 묶어 부르기도 한다. 좌측, 즉 동쪽 사신인 청룡은 용 중에서도 가장 귀한 존재로 인식된 푸른 빛을 가졌으며, 모든 용의 왕으로, 동쪽과 봄을 담당하며 생명의 탄생을 다스린다. 우주와 함께 오랜 시간을 살아온 청룡은 세상만사에 통달해 있으며 법과 위계, 만물의 균형과 조화를 이야기하는 존재다. 이 사신 사상은 중국 전국시대에 발달한 천문 오행 사상에 의해 체계화되었으며, 우주의 특정 공간을 구성할 목적으로 이들을 사방에 배치하였다.
키 10미터, 몸무게 2톤 동아시아 전역에 전설로 출몰한다. 청룡은 용들의 왕으로, 용들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데다 고지식하고 우직한 성격이어서 완력이나 적당한 술수로 이기거나 속여 넘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를 이길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 청룡의 관용이나 도움이 필요할 땐 그의 동정심을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청룡은 green dragon으로 번역하는데 청색(blue)도 있지만 녹색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많아서 그렇다.
백호(白虎)
사방신의 하나인 백호는 하얀 호랑이로, 동물의 왕으로 불린다. 그는 사방위 중 서쪽을 담당하며, 계절로는 가을을 담당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선 긴 뱀의 형상으로 하늘을 나는 용처럼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는 백호가 육해공을 거침없이 다니고 비나 구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영험한 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백호를 용처럼 그린 형상은 고려시대까지 이어졌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동물의 출현을 상서로운 일로 인식하여 신령스럽게 여겼다. 하얀 호랑이만이 아니라 흰 까치, 흰 뱀, 흰 소 등 실제로 (그러나 드물게) 존재하는 일종의 돌연변이들을 신령스럽고 길한 존재로 여겨왔다.
키는 3미터 몸무게는 400kg, 인도대륙과 중국대륙 한반도 등 광범위한 아시아 지역에서 출몰한다. 청룡과 마찬가지로 우직하고도 강인한 스타일의 백호는 어떠한 감언이설로도 속이기 어렵다. 명분만 있다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한편이 되지 못한다면 최소한 적으로 만들지는 말아야 하는 존재다. 다만 그는 색깔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니, 이를테면 컬러 페인트 볼을 쏘아보자. 백호의 하얀 몸에 알록달록한 색이 칠해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백호는 치를 떨 것이며 이는 적절히 백호를 회유하고 협상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고 한다.
주작(朱雀)
주작은 남쪽을 수호하며 계절은 여름을 관장한다. 붉은 봉황을 형상화한 것이긴 하지만 암수가 구별되는 봉황과 달리 주작은 암수가 한몸이며, 때로 피닉스와 동일시되기도 하지만 피닉스는 불속에서 부활하는 존재임에 반해 주작은 부활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피닉스는 엄밀히 말해서 불속에서 스스로 몸을 태워서 죽은 다음 그 죽은 재속에서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다른 사신들과 더불어 고구려의 고분 벽화에 그려져 있으며, 경복궁의 남쪽 문인 광화문의 천장에도 그려져 있다. 무덤의 경우, 통상 입구 정면 우측에는 백호, 좌측에는 청룡이 그려져 있으며, 반드시 실제 방위에 맞추어 그려지지는 않았다.
주작은 키 2.5 미터, 몸무게는 40kg로 아주 가볍다. 동아시아에 출몰한다. 불의 힘을 상징하는 주작은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이 물에 약한 면을 보인다. 따라서 가급적 물가로 주작을 유인하는게 우선이다. 가능한 한 큰 호수나 강, 바닷가면 좀 더 유리한데 살수차를 이용, 물대포를 쏘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짐작하겠지만 주작은 강하고 정의로운 신으로 괜히 화를 돋우었다가는 당신의 집과 재산을 모두 태워먹고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사실 이런 신령스런 새는 접근조차 불가능하니 쓸데없는 걱정이긴 하다.
현무(玄武)
사방신 중 북방을 담당하는 현무는 모든 수중생물의 왕이며 물의 힘을 상징한다. 또한 겨울을 담당하는 검은 거북으로 여겨지는데 꼬리에서 나온 뱀이 몸을 감고 있는 형상으로 그려진다. 사방신 중 전투력은 가장 떨어지나 인간과 가장 친근하게 지내는 신으로, 다른 사방신들과 달리 유독 현무만 뱀과 거북의 이종 합성으로 표현된 것은, 고대 중국인들이 거북이를 수컷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여 머리 모양이 유사한 뱀을 이용하여 짝을 짓고, 그들이 서로 마주보면 기가 통하여 잉태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현무는 그 독특한 모습 때문에 다른 동물에 비해 형태가 쉽게 구별된다. 그 의미도 중국인의 독특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실제 사방신들 중 가장 인지도가 높다.
키는 5미터 몸무게 500kg 동양에 출몰한다. 사신 중 가장 온순한 현무는, 사실 유유자적 세상만사 놀고 먹자는 한량의 성향을 보이는데, 술과 고기, 노래와 춤, 여자 등 노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며 그럼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다. 다만 그렇기에 속여 남기기에 쉬운 타입으로 실제로 3천 년 동안 애써 모아두었던 금은보화들을 수중 온천 건설에 투자했다가 날리기도 하고, 서왕모의 불로장생 복숭아라며 거금을 들여 구매했던 일반 복숭아를 되팔려 했다가 뺨을 맞기도 하는 등 현무에 관한 일화는 수도 없이 많다. 이렇듯 신이라기 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성향을 자주 보여 대중적으로 친숙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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