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시
밴시(Banshee)는 아일랜드 전설에 등장하는 여자 유령인데, 곧 죽을 운명을 가진 사람의 집에 나타나서 슬프게 울부짖어 "이 집안의 누군가가 얼마 후에 죽는다!" 하고 죽음을 알린다. 그래서 아일랜드 전설에서 밴시는 매우 불길한 존재로 여겨지는데, 그녀의 출현 자체가 사람의 죽음을 경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밴시의 외모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여러 전승으로 전해져오는데, 그 내용을 종합해보면 대략 이렇다. 대부분 밴시는 녹색 옷을 입고 그 위에 회색 망토를 둘렀으며, 머리카락은 산발 하여 어깨 아래로 늘어질 만큼 길다. 또한 밴시의 눈은 울면 울수록 붉은색으로 변한다. 그런가 하면 일부 밴시는 마치 피처럼 붉은 머리카락에 하얀색 옷을 입었다고도 한다.
밴시의 크기도 전승마다 제각각인데, 대부분의 전설에서 밴시는 작으면 30cm, 크면 120cm라고 한다. 아무리 봐도 사람보다 작은 키지만, 일부 전승에서는 그녀들의 키가 사람보다 훨씬 크다고 하니, 밴시마다 체격에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한다. 하긴 그녀들은 이미 죽은 유령이니, 키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승에 나타나는 밴시는 대개 늙은 노파들이지만, 간혹 젊은 처녀 모습을 하기도 한다. 또한 밴시라고 해서 항상 죽을 사람이 있는 집에만 출현하는 것은 아니며, 달이 뜬 밤의 나무 아래에서 얼굴로 가리고 한탄하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비웃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밴시의 울부짖는 소리는 세상의 어떤 소리나 노래보다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강렬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 아울러 밴시는 마치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기도 하는데, 밴시가 외치는 비명을 듣는 사람들한테는 반드시 불행이나 재앙 같은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아일랜드의 전승은 전하고 있다.
아일랜드 전설에서는 가족 한 사람마다 담당을 맡은 고유한 밴시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밴시가 한 가정에 한 명씩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여러 명이 한꺼번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일은 위대하거나 거룩한 사람이 죽는 일을 미리 알려주는 징조로 해석된다.
밴시는 유령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변한 모습이다. 밴시에 관련된 전설에 의하면 죽임을 당한 여자나 아이를 낳다가 죽은 어머니들이 밴시가 된다. 그런가 하면 요정 중 일부가 밴시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일랜드 일부 지역에 전하는 바로는, 밴시가 울면 하늘에서 우박이 떨어지는데 그 우박은 유리를 깨뜨릴 만큼 강렬하다고 한다. 또한 밴시는 우는 것 이외에도 곧 죽을 사람들의 피가 묻은 옷을 빠는 환영을 보여주기도 한다.
'신화 전설 귀신 요괴 괴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두교가 탄생시킨 괴물, 좀비 (0) | 2021.07.08 |
---|---|
죽음의 전령사, 듀라한 (0) | 2021.07.08 |
난쟁이족 대장장이와 광부, 드워프와 그놈 (0) | 2021.07.08 |
슈렉의 종족, 오거 (0) | 2021.07.08 |
스칸디나비아 괴물, 트롤 (0) | 2021.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