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악취
현대인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편의시설인 수세식 변기는 4천년 전 미노아 왕족이 즐겼으나 그후 3천5백년 동안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바스 출신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자(代子: 카톨릭의 피후견인 남자)였던 존 해링턴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수세식 변기를 고안했다. 그는 '완벽한 변기'라고 부르면서 여왕의 총애를 얻으려고 이 기구를 이용했다. 왜냐하면 그는 도색적인 이태리 소설을 유포시킨 죄로 궁정에서 쫓겨난 몸이었기 때문이다.
해링턴의 디자인은 많은 점에서 정교했다. 몸통 윗부분에 물통이 있었고, 물이 탱크로 흘러가게 하는 손잡이와 배설물을을 근처의 분뇨통으로 흘러가게 하는 밸브도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멍청하게도 여왕의 변기에 대해서 '에이작스의 변신 The Metamorphosis of Ajax 이라는 책을 썼는데, 에이작스라는 말은 제이크(jake:요강)라는 속어를 가지고 말장난을 한 것이다. 책의 유머가 너무 야해 여왕은 화를 내었고, 그는 다시 쫓겨났다. 그리고 그의 변기도 농담거리가 되어 사라지고 말았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시계제조자인 알렉산더 커밍이 1775년에 특허낸 변기를 보면 한 가지 점에서 해링턴의 디자인과 달랐다. 그것은 그 자체로는 작은 문제였으나 아주 혁신적인 것이었다. 해링턴의 변기 그리고 그동안에 나온 다른 것들도 직접 분뇨통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단지 느슨한 덮개만이 분뇨통의 더러운 내용물로부터 변기를 차단하고 있었다. 연결 파이프에는 냄새를 차단하는 물이 들어있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자신도 이 디자인을 욕하면서 분뇨통 냄새 때문에 해링턴의 변기를 사용하지 못하겠다고 불평했던 적이 있다.
커밍이 개선한 디자인에는 변기 밑에 있는 배수 파이프가 바로 뒤쪽으로 구부러져 있다. 커밍의 특허신청서에 의하면 이것은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냄새를 차단하기 위해 항상 물을 저장하기 위해서' 였다. 그는 이 장치를 취판(stink trap)이라고 이름 붙였고, 이것은 미래의 모든 수세식 변기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현대의 수세식 변기가 발명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요강과 뒷간을 대치하고 영국과 미국 화장실의 기본적 시설이 되기까지는 무려 100년 이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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