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터
기원전 2600년경에 이집트인들이 처음으로 빵을 굽기 시작한 이래 인간은 토스트를 먹어왔다. 그러나 이집트인들은 오늘날 우리가 빵을 굽는 이유와는 좀 다른 이유로 빵을 굽기 시작했다. 그들은 맛이나 감촉을 변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 습기를 제거할 의도로 빵을 구웠다. 구운 빵은 곰팡이나 포자가 적어서 이집트인들의 부엌 선반에서 더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4천년 이상 동안 전세계 사람들은 이집트인들이 그랬듯이 빵을 구워왔다. 꼬챙이에다 걸쳐서 불 위에 구웠다. 18세기 영국인들과 미국인들이 '토스터toaster' 라고 불렀던 도구 또한 손잡이가 긴 포크 두개를 조잡하게 연결하여 가운데에다 밀가루 반죽을 끼워 불 위에 굽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화로 열기가 일정치 않으므로 굽히는 정도도 가지가지였다.
빵굽는 기술의 혁명이라고 일컫는 19세기에 새로 도입된 도구도 빵이 제각각으로 굽히는 것을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토스터 오븐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기계는, 미국에서 고정적으로 생산된 최초의 토스터였다. 양철과 철사로 만든 틀 모양의 이 기계는 석탄을 떼는 스토브 위에다 올려놓게 되어 있었고, 중간으로 약간 기울어지게 네 쪽의 빵을 놓도록 되어 있었다. 불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서서히 빵의 한쪽을 굽는 동안 계속 지켜보았다가 빵을 뒤집어주어야 했다.
전기 토스터는 20세기가 되면서 등장했다. 이것은 덮개도 없이 골조만 있는 것으로서 철사 구조물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열 조절 장치도 없어서 빵을 구울 때 순간순간 지켜보아야 하는 것은 예전의 것들이나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전기 토스터의 큰 장점은 화덕 전체에 불을 피우지 않고도 하루에 어느 때나 한 조각의 빵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특징은 1910년 여름에 웨스팅 하우스가 자기 회사의 전기 토스터 모델을 'Saturday Evening Post'에 광고하면서 특히 강조했다.
'부엌에 가지 않고도 아침식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카피는 그냥 토스터를 소켓에 꽂기만 하면 집에 있는 어느 방에서나 토스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약속했다. 이러한 사치는 곧 유행이 되었다. 많은 부유층 가정들은 침실마다 토스터를 설치했다. 8불 95센트에 팔렸던 이 신분의 상징은 빵을 구울 때 여전히 지켜보아야만 했고 손으로 뒤집어야만 했다.
팝업 토스터(현대적 의미의 토스터): 이 편리한 기구는 1차대전 중에 미네소타 주 스틸워터에 있는 한 공장에서 찰스스트라이트라는 기술자가 회사 식당에서 주는 타버린 토스트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 사람이 계속 지켜볼 필요가 없게 만들기 위해 스트라이트는 스프링과 가변 타이머를 설치했다. 그는 1919년 5월 29일 팝업 토스터 특허를 신청했다.
친구들의 재정 후원을 받으면서 그는 최초로 만들어지는 100개의 수제 토스터 생산과정을 감독했다. 이 토스터들은 차일즈 식당체인에 수송되었다. 그런데 이 토스터들은 모두 기계적인 조절장치의 보완이 필요해 반품되고 말았다. 그러나 대량으로 토스트를 파는 차일즈 식당은 빵이 저절로 튀어나오는 원리가 마음에 들어, 스트라이트가 발명품의 문제점을 고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었다.
최초의 가정용 토스터인 '토스트 매스터'는 1926년에 등장했다. 이 토스터기에는 굽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타이머가 붙어있었다. 그리고 원하는 정도로 토스트가 구워지면 빵은 자동적으로 방출되었다. 이 기계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서 1927년 3월은 '전국적인 토스터의 달'로 지정될 정도였다. 'Saturday Evening Post' 3월 5일 자에 실린 광고는 다음과 같은 약속을 했다.
'이 놀라운 새로운 발명품은 언제든지 완벽한 토스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켜보지 않아도 됩니다! 뒤집지 않아도 됩니다! 타지 않습니다!'
물론 이 약속이 백퍼센트 맞는 것은 아니었다.
기계의 전체적인 작동 온도는 토스트를 구울 때마다 점점 뜨거워졌다. 처음에 굽는 빵은 토스트매스터가 가장 차가운 상태이므로 덜 구워져서 나왔다. 2번째가 3번째 빵은 대개 원하는 정도만큼 구워졌다. 4번째와 그 후의 빵은 점점 새까매졌다. 설명서에는 작은 글씨로 토스터를 달구기 위해 처음에는 빵을 넣지 말고 작동시킬 것을 권했으며, 나중에는 토스터를 약간 식히라고 충고했다. 이런 부족한 점들을 기술자들이 하나하나 해결함으로써 자동 토스터의 꿈이 실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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