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교가 탄생시킨 괴물, 좀비
과거에는 뱀파이어가 공포영화의 단골 캐릭터였다면 현대에는 좀비(Zombie)가 단골이다.
좀비는 기억과 의지가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지배를 받으며 좀비에 물린 사람도 좀비로 변한다.
좀비는 살아있는 시체인데 좀비의 고향인 서아프리카에서는 도깨비나 실체를 가진 요괴로 알려진다.
은잠비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이 콩고에서 중미지역으로 팔려간 노예들에 의해 서인도 제도에 전해지면서 좀비로 불리게 되었다. 콩고에서 숭배하는 은잠비(Nzambi)에서 유래했다. 이름 글자가 앞에 N자가 빠지고 뒤에 e가 붙은 점만 다르지 발음은 사실 똑같다.
한글 표기상으로만 구분할 뿐 사실상 은잠비나 좀비나 같은 말다.
좀비 전설의 주무대는 서인도 제도의 아이티 섬이다.
유럽인들이 적은 돈을 주고 흑인을 일꾼으로 부린 곳이 아이티.
아이티의 흑인들은 대부분 부두교를 믿었다.
부두교에는 백마술과 흑마술이 있다.
흑마술에 능한 주술사가 사람들에게 마약성분이 들어간 약을 먹여 죽은 것처럼 만들어 의사가 사망 진단을 내리면 묘지에 묻는다. 그리고는 한밤중에 이들이 묘지에서 다시 꺼내 노동력이 필요한 농장주들에게 팔았음. 농장주들은 일꾼들이 도망가거나 저항하지 못하도록 이들에게 계속 약을 먹여 기억을 잃어버리게 한다.
죽은 사람을 되살린게 아니라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 마취제, 환각제 등을 주입해 산 사람의 기억과 의지를 빼앗아
농장주의 노예로 만든 것이 좀비인 것이다.
이들은 기억을 잃어버린 채 넋 나간 표정과 자세로 농장에서 강제로 일하거나 거리를 돌아다녔는데
여기서 좀비 전설이 생겼다.
부두교는 토고, 가나, 베냉, 나이지리아가 있는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
서아프리카의 여러 씨족이나 부족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영혼 존재를 믿었다.
씨족들로 이루어진 마을마다 수호신이자 조상신인 보둔 혹은 보두를 갖고 있는데,
부두교는 이들이 사원에서 북을 치고 춤을 추면서 자기 부족들의 보둔에게 소,양,닭 같은 동물을 제물로 바치던 숭배의식에서 비롯했다.
보둔은 시간이 흐르면서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로아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
부두교 정령인 로아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신을 연결하며 여러 분야를 관리하는 초자연적 존재다.
당시 부두교인들은 로아가 잃어버린 전설의 땅인 아프리카 기니에서 왔다고 믿었다.
서아프리카 부두교는 중남미 지역으로 팔려간 흑인 노예들에 의해 아이티로 퍼졌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곳에 노예로 팔려와 백인들의 감시와 폭력 속에 강제노동에 시달렸던
흑인들은 가톨릭교로 꾸며 부두교의 전통을 이어갔다..
현재 부두교가 아이티뿐만 아니라 루이지애나, 브라질, 흑인공동체가 있는 남미국가들에 주로 퍼져 있다.
부두교에서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나쁜 일을 하지 않도록 정령과 인간을 분리하는 의식을 치룬다.
초상집에 모여 하룻밤을 새면서 죽은 자의 머리카락 몇 가닥이나 손톱을 항아리에 담은 뒤
죽은 사람에게 음식을 일정 기간 동안 바친다.
이 의식을 치르지 않으면 완전히 죽지 않은 사람으로 여겨 좀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부두교에서 좀비는 마법사인 보코에 의해 다시 살아난 시체를 가리킨다.
마술과 주술을 다 사용하는 보코나 사제인 운강만이 좀비를 만드는 법을 알고 있다.
이들은 사람을 죽은 것처럼 만드는 독약의 정확한 양과 그를 무덤에서 다시 깨우는 법을 알고 있다.
영혼의 일부를 빼앗긴 좀비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수는 있지만 이에 대해
반응은 할 수 없다.. 일단 다시 살아나면 주술을 건 보코의 지배를 받는다.
이것은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것이기에 부두교 신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벌이다.
보코에 의해 뺏긴 영혼이 보코의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좀비가 되면 초점없는 눈에, 콧소리를 내고, 뻣뻣한 걸음걸이가 된다.
가끔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좀비들 중에는 스스로 제 무덤에 돌아가기도 한다.
아이티에는 스스로 좀비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길에서 발견되는 좀비도 있다.
실제로는 지적, 정신적 장애인이 좀비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다.
보코는 사람들로부터 부탁을 받고 좀비를 대주는 일을 주로 한다고 한다.
시체가 썩기 전에 무덤에서 파내어 몇 번이고 시체의 이름을 불러대면, 잠시 후 시체가 무덤에서
일어나는데 이때 양손을 묶어 농가에 노예로 팔아넘김. 죽은 사람의 혼은 항아리 속에 담기고,
시체는 좀비가 되어 오랜 세월을 노예로 살게 된다.
그래서 죽은 사람의 가족들은 죽은 사람을 좀비로 만들지 않기 위해 땅에 묻은 후 36시간을 지켜보거나 시체에 독약을 흘러넣기도 한다.
좀비 파우더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소수 민족인 에페크족과 카라발 족이 벌을 내릴 때
사용했던 것으로 흑인 노예들을 통해 서인도 제도로 흘러들어갔다.
좀비 파우더 주성분은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이다.
이 독성분을 사람의 상처부위를 통해 몸에 넣어 죽은 것처럼 만드는데, 독의 양에 따라
해독약과 시술에 의해 다시 살아나는 것이 가능하다.
테트로도톡신으로 사람을 죽은 것처럼 만든 다음 관에 넣으면 산소가 부족한 관 속에서
뇌가 상해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인간, 즉 좀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