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벌 살인개미/복어의 독
살인벌 살인개미
황소개구리처럼 해외에서 들어와 한국에서 서식하게 된 귀화 동식물이 재래종의 생존을 위협하거나 원래부터 있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면서 심각한 환경문제가 되고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에서도 살인벌이라 불리는 무시무시한 벌떼와 살인개미가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살인벌killer bee이 미국대륙에 퍼지게 된 것은 1956년 브라질이 재래종 품종개량을 위해 꿀 채집력이나 번식력이 강한 아프리카종 꿀벌을 자국으로 가져오면서 시작되었다. 연구실에 격리되어 있던 벌이 일부 달아나 재래종과 자연교배하면서 아프리카종에 가까운 꿀벌이 생겨났다. 그것이 지금은 남미에서 중미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결국에는 미국 남부까지 그 서식지를 넓혔다. 이 벌은 사람이 벌집에 다다가면 바로 공격한다. 독은 보통 꿀벌과 다름없지만 떼를 지어 무리로 공격을 하기 때문에 목숨을 위협할 정도라고 한다.
살인개미는 파이어 앤트(불개미)라 불리는 개미다. 길이는 3~5mm 정도지만 상당히 공격적이다. 잘못하여 개미굴을 밟기라도 하면 일제히 달려들어 예리한 독침으로 마구 찌른다. 독침에 쏘인 곳은 부풀어 오르는데, 마치 불에 데인 것처럼 심한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불개미라 불린다. 원래는 남미에 살던 개미였는데, 미국 남부까지 서식처를 확대했다고 한다. 이 개미는 사람에게 독침을 쏠 뿐만 아니라 가축을 덮치거나 농작물을 먹어치우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이 이 개미떼에 공격을 당하면 쇼크 증상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1997년에 미국 농무성은 남부 다섯 개 주에서 긴급 격리 결정을 내린 적도 있다.
복어의 독
술 마신 다음 날 속풀이에 그만인 복어는 맛은 있지만 무서운 생선이다. 독이 있는 생선이 복어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복어만큼 유명한 것도 없다. 복어의 독은 테트로도톡시Tetrodotoxin, TXT다. 복어의 입에 있는 4개의 이빨을 의미하는 테트라오돈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 독성은 청산가리의 300~400배 정도나 된다. 이 독은 복어의 몸 속에서 합성되는 것이 아니라 독성분을 가진 먹이를 먹은 후 독이 복어의 몸 속에 쌓이는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먹이와 상관없이 해양세균에 의해 독이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고 추정된다. 수조에서 기르는 양식 복어는 독이 없지만 야생의 독을 지닌 복어와 함께 두면 양식 복어도 바로 독을 가지게 된다. 테트로도톡신 생산세균이라는 박테리아가 독이 있는 복어로부터 독이 없는 복어를 감염시키게 만드는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해양에는 이런 미생물이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복어는 이것들을 몸 속에서 증식시켜 독을 만들어낸다.
한편 해저의 진흙 속에 테트로도톡신이 함유된 곳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복어는 먹이사슬을 통하여 이런 독을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