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가의 조건
이른바 미식가라는 사람 중에는 중년 이후 세대가 많다. 일류 요리점이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맛이 있는데,그러려면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젊은이보다 중년 이상 나이대에 미식가가 많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미각이 쇠퇴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식도락가라고 하기 어렵다. 음식의 맛은 혀로 느낀다. 혀의 표면에는 까칠까칠한 돌기가 무수히 나 있다. 그 돌기 속에는 미뢰라고 하는 맛을 감지하는 안테나가 250여개나 있는데 이것은 젊었을 때의 이야기다. 노년기가 되면 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미각의 임무
미각이란 4가지 기본 맛, 즉 단맛, 짠맛, 쓴맛, 신맛을 느끼는 감각을 말한다. 그런데 미각은 오로지 맛을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생명을 유지하고 또 위험을 피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젖먹이 아기는 단맛만 느끼는데, 이는 단맛이 몸의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짠맛을 알게 된다. 짠맛은 혈액 속 나트륨을 유지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마지막으로 생기는 것이 신맛과 쓴맛을 감지하는 능력이다. 유독물 중에는 이 맛들이 나는 것이 많다. 입에 넣은 음식이 쓰면 반사적으로 뱉어내는 능력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한 것이다.
곤약은 찢어야 더 맛있다?
곤약은 식칼로 자르면 맛이 없어지는 신기한 식재료다. 원래 아무맛이 안 나는 곤약이지만 칼이 닿으면 금속 냄새가 배고 만다. 그래서 곤약은 칼로 썰지 말고 손으로 찢어야 한다.
그러면 잘린 면의 표면적이 커져서 요리할 때 맛이 더 잘 스며든다. 모양이 들쑥날쑥해서 다소 예쁘지 않더라도 맛은 훨씬 나아진다. 또 손으로 찢으면 혀에 닿는 감촉도 더 좋아진다. 이런 이유로 곤약은 칼로 반듯하게 썰면 맛이 떨어지는 식재료다.
소고기도 제철이 있다?
생선과 채소에 제철이 있는 것처럼, 소고기에도 철이 있다. 가을이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니 소도 덩달아 살이 올라 맛있어지는 걸까? 그런데 소고기가 가장 맛있는 것은 한겨울이다. 왜 그럴까?
소는 가을이면 식사량을 듬뿍 늘려 지방을 비축해서 겨울철 추위에 대비한다. 지방만 늘어난 이 상태보다 그 지방을 포함한 고기가 성숙하는 이듬해 2월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기억하자 소고기 제철은 2월이다.
그런데 솔직히 소고기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비싸기 때문에 더욱 맛을 잘 느끼려 하기에 정상적인 소고기라면 맛이 없을 수 없다. 상하지 않은 멀쩡한 소고기가 맛이 없다는 사람은 자신의 미각이 잘못된게 아닌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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