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펩(Apep)
아펩(Apep)은 아포피스(Apophis)라고도 부른다. 혼돈의 신이며, 태양신 라의 오랜 적수로 매일 태양을 삼키려고 한다. 아펩은 해가 지는 산에서 매일 라를 기다리는데 눈빛만으로 라를 포함한 신들을 일시에 제압할 수 있다. 아펩이 움직이면 지진이 일어나며, 그와 세스(Seth)가 싸우면 폭풍우가 몰아친다. 라를 지키기 위해 라의 일부인 바스테트(Bastet)가 고양이로 변신해 아펩을 잡아 죽인다.
벤누(Bennu)
초기 이집트인은 긴발톱 할미새를 태양신 최초 형태인 아툼(Atum)의 상징으로 여겼으며 이는 벤누의 초기 형태이기도 했다. 이집트 신왕국 시대에 이르러 벤누는 긴 주둥이에 두 개의 깃털이 달린 관을 쓴 왜가리로 묘사되었다. 벤누는 벤벤(Benben)돌이나 버드나무에 자리잡고 살았다. 벤벤 돌은 태양신 라와, 버드나무는 오시리스와 관련이 있다 보니 벤누는 아테프(Atef)관을 쓰고 등장하기도 한다. 벤누의 원형인 이 같은 모습의 왜가리는 과거 아라비아 반도에서 광범위하게 서식했는데 지금은 멸종했다.
벤누는 고대 이집트 도시 헬리오폴리스에서 숭배의 대상이었으며, 피닉스 신화는 벤누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헤로도토스가 전하는 바로는 헬리오폴리스 사람들이 피닉스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이 붉은색과 금색 깃털을 지닌 매와 상당히 유사했다. 피닉스는 보는 이들에게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새로서, 500년 동안 살다가 죽는다. 그 자손이 몰약으로 둥근 알을 만들어 그 안에 구멍을 판 뒤 어미새의 주검을 넣고는 다시 몰약으로 입구를 막는다. 그리고 그 몰약을 가지고 아라비아에서 헬리오폴리스까지 날아가 태양신 신전에 모신다.
바(Ba)
바(Ba)는 일반적으로 사람 머리를 가진 새인데, 사람 머리를 한 매로 보기도 한다. 초기에는 영혼을 뜻했다가 이후에는 각종 괴물의 화신으로 여겨졌다. 모든 신은 각자 자신의 '바'를 가지고 있는데 멤피스의 창조 신화에서는 프타(Ptah)-오시리스가 라의 바이고, 헬리오폴리스 신화에서는 벤누가 라의 바로 나온다. 인간 역시 누구나 몸 안에 바우(Bau, Ba의 복수형)가 있다. 죽은 뒤 정식으로 의식을 치르고 미라가 되면, 그의 바는 낮에는 태양을 쫓아 날아갔다가 밤이 되면 땅속에 묻힌 자신의 육체로 되돌아온다.
서포파드(Serpopard)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는 뱀처럼 긴 목을 가진 표범이 나온다. 표범의 몸에 뱀이나 용의 목과 머리가 달린 경우도 있는데 이를 서포파드(Serpopard)라고 부른다. 이집트에서 서포파드는 혼돈의 상징이며,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지하에서 생명을 생기게 하는 신이다.
스핑크스
스핑크스(sphinx) 이집트, 메소포타미아,그리스 등에 걸쳐서 알려져 있다. 스핑크스의 대표적 유물이 이집트 피라미드를 지키는 스핑크스 석당이므로 이집트신화로 유며하나 그리스 신화에도 스핑크스가 있다.
이집트 스핑크스
스핑크스라고 하면 기자 피라미드의 스핑크스가 대표적이다. 이집트의 스핑크스는 사자의 몸뚱이에 사람의 머리를 붙인 동물로 왕권의 상징, 선한 자의 보호신 역할을 하였다. 가장 오래되고 최대의 것은 이집트 제3왕조 카프라왕의 피라미드에 부설되어 있고, 길이 80m에 달하여 이것이 신왕국시대에는 하르마키스 신(지평선상의 호루스)으로서 숭배되었다.
카르나크 신전 등의 참도(參道) 양측의 스핑크스는 아몬 신의 신수(神獸)인 양의 머리를 붙여 ‘두 개의 지평선(영토)’의 수호신으로 하였다. 그리스 신화의 스핑크스와는 다르다. 스핑크스 형상과 그와 관련된 전설은 그리스가 아니라 이집트나 에티오피아에서 전해졌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리스 스핑크스
그리스의 스핑크스는 사악한 여성 괴물이었다. 상반신은 여자이고 하반신은 독수리 날개가 있는 사자의 모습이었다. 그리스어 스핑크스(Σφίγξ)는 ‘교살자,’ 다시 말해 '목을 졸라 죽이는 자'라는 뜻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욕정 때문에 미소년을 범했던 그리스의 테베 왕 라이오스를 벌하기 위해 헤라가 이집트로부터 보낸 괴물이라고 한다. 이 스핑크스는 테베 땅을 황폐하게 하고 주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지나가는 길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문제를 내는데 맞추지 못 하면 잡아먹는 괴물로도 유명하다.
그리스어에서 스핑크스의 어원은 사자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사자는 사냥할 때 사냥감의 목을 공격하는 습성이 있는데, 목을 꽉 물어 질식시켜 죽인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스핑크스는 이집트어 'shesepankh'가 변형된 것이며 '살아있는 모습' 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는 이집트에서 사자 몸에 인간 얼굴을 한 조각상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며 스핑크스 같은 괴물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대부분 전설 속 괴물과 마찬가지로 스핑크스 역시 괴물 가족 사이에서 탄생했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스핑크스는 키메라와 머리가 둘 달린 괴물견 오르트로스 사이에서 나왔다. 고대 그리스 시인 라소스는 항렬을 하나씩 올려서 스핑크스가 에키드나와 티폰의 딸이라고 보았다.
스핑크스에 대한 가장 유명한 신화로는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들 수 있다. 스핑크스는 매일 테베 부근의 산을 지키며 지나가는 테베 사람들에게 '아침에는 네 다리로, 낮에는 두 다리로, 밤에는 세 다리로 걷는 것은 무엇이냐' 라는 수수께끼를 냈다. 누군가 이 수수께끼를 풀면 스핑크스는 그 즉시 죽는다. 많은 테베인이 도전했지만 아무도 답을 맞히지 못했고 결국 모두 스핑크스에게 잡아먹히고 말았다. 당시 테베의 왕이었던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 역시 죽음을 면치 못했다.
아들의 죽음에 화가 난 크레온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푸는 자에게 자신의 왕국과 과부가 된 하이몬의 아내를 전부 주겠다고 선포했다. 그리고 결국 오이디푸스가 그 수수께끼를 푼다. 고대 그리스 학자 아폴로도로스는 스핑크스가 언덕에서 뛰어내려 죽었다고 전했다. 반면 디오도로스의 기록에는 스핑크스가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 죽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고대 로마 작가 히기누스 판본에서는 테베의 왕 라이오스의 아들이 바로 오이디푸스라고 나온다. 라이오스는 스핑크스를 물리치기 위해 이 괴물을 없애는 자에게 자기 왕국을 넘겨주고 자신의 여동생 이오카스테와 결혼하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풀자 스핑크스는 절벽 아래로 몸을 날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외에도 두 번째 수수께끼가 등장하는 판본도 있다. '두 자매가 있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낳고, 다른 하나가 또다시 다른 하나를 낳는 것은 무엇인가?' 정답은 그리스어로 헤메라와 뉙스인데 바로 낮과 밤을 말한다. 두 번쨰 수수께끼는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역시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스핑크스의 실제 원형은 역병으로 보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아이스킬로스는 '테베공략 일곱 장군'에서 스핑크스를 사람 목숨을 빼앗아가는 치명적인 역병으로 묘사했다. 또한 고대 로마의 철학가이자 극작가 세네카 역시 비극 오이디푸스에서 스핑크스를 역병과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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